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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차 타고 질주…토요타, 일본 시총 기록 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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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도요다 아키오

도요다 아키오

토요타 자동차가 일본 증시에서 새 역사를 쓰고 있다. 토요타 주가는 24일 주당 2957엔에 마감, 시가총액 48조2516억엔(약 438조9100억원)을 기록했다. 전날인 23일에는 종가 기준 2991엔을 기록하며, 일본 경제 버블기인 1987년 통신회사 NTT가 기록한 시총 48조6720억엔을 넘어 일본 기업으로는 37년 만에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토요타 주가는 연초대비 15% 이상 상승했다. 토요타의 2023회계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 연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5% 급증한 4조5000억엔(약 40조7200억원)으로 추정된다. 생산량도 매년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업계에선 토요타가 12월에도 최소 80만 대를 팔아 지난해 1100만 대 이상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판매량 기준 세계 1위다. 올해 역시 역대 최대 생산량을 갈아치울 가능성이 크다.

토요타의 신기록 배경엔 하이브리드차 전략이 있다. 도요다 아키오 토요타 회장은 이달 도쿄에서 열린 ‘오토살롱 2024’에 참석해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점유율은 30%를 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아무리 전기차 전환이 진행되더라도 시장 점유율의 30%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면 나머지 70%는 하이브리드차나 수소 전기차나 수소 엔진차 등이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엔진 차는 반드시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요타는 세계 하이브리드 차량 시장에서 점유율 60%를 차지하며, 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보도한 토요타 자동차의 올해 생산 목표는 1030만대다. 하이브리드 차량을 중심으로 판매량이 증가할 경우 지난해 생산량(1100만대)을 넘어설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이 밖에 자동차 업계에선 토요타의 기술력에 대한 기대감도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전문가들은 전기차 성능 향상으로 이어지는 ‘전고체 전지’ 실용화를 가장 먼저 상용화시킬 수 있는 기업으로 토요타를 꼽고 있다.

시장에선 하이브리드 기술이 전기차에 밀려 한물간 기술로 치부됐다. 세계 주요 자동차 메이커들이 전기차에 집중하면서 지난해 세계 신차 절반 이상이 전기차였다. 판매량도 급증해 2020년 320만 대에서 2022년 1050만 대, 지난해에만 1380만대가 팔렸다. 하지만 지난 연말부터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값비싼 전기차 가격이 판매 부진으로 이어졌고, 부족한 충전 인프라로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면서다. 고육지책으로 전기차 브랜드들은 가격 인하 카드를 잇달아 꺼내고 있다. 중국 BYD가 독일 시장에서 전기차 가격을 15% 내렸고, 테슬라도 가격 인하에 동참했다.

미국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콕스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내 하이브리드차 판매는 전년 대비 65% 증가해 전체 시장의 8%를 차지해 전기차 판매 증가율(46%)을 앞섰다. 올해 전망도 긍정적이다. 콕스오토모티브는 올해 미국 완성차 판매량을 1570만대로 예상하는데, 이중 하이브리드차는 14%로, 순수 전기차 비중은 10% 안팎으로 예상했다. 토요타는 올해 북미 시장에 총 9개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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