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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순항미사일 5발 발사…핵탑재 가능하다는 ‘화살 1·2형’ 가능성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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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순항미사일 ‘화살-2형’

순항미사일 ‘화살-2형’

북한이 24일 이른 아침 순항미사일을 쏘며 대남 대적투쟁 기조를 이어갔다. 지난 14일 ‘극초음속’이라 밝힌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발사 이후 열흘 만의 미사일 도발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7시쯤 서해상으로 발사된 북한의 순항미사일 수발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5발 남짓한 미사일이 내륙에서 발사됐다고 한다. 순항미사일의 경우 탄도미사일과 달리 마하 0.8(시속 970㎞) 정도로 속도가 느린 데다 100m 안팎의 저고도를 자유롭게 방향을 바꿔가며 비행해 상대적으로 탐지가 까다롭다. 군 당국은 정확한 발사 원점과 속도 비행시간 등 제원을 파악 중이다.

제트 엔진을 장착한 순항미사일 발사는 탄도미사일과 달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금지하고 있는 제재 대상은 아니다. 이 때문에 군 당국은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 사실을 모두 알리진 않기도 했다. 이날 곧바로 공개한 데는 북한이 최근 위협 수위를 높이는 점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확고한 경계태세를 알려 국민을 안심시키는 한편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으니 섣불리 행동하지 말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는 것이다.

군 안팎에선 이번 미사일이 화살-1형 또는 2형일 가능성이 거론된다. 화살은 사거리 1500㎞로 북한이 지난 2년간 전력화에 공을 들이는 장거리 전략순항미사일이다. 북한은 2021년 9월 ‘북한판 토마호크’로 불리는 KN-27 개량형 화살-1형을 처음 시험발사한 뒤 수차례 화살-1·2형의 시험발사에 나섰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특히 북한은 지난해 3월 도발 때 함경남도 함흥 일대에서 화살-1형과 2형을 각각 2발씩 섞어 쐈다는 내용을 영상 등을 통해 대대적으로 공개했다. 같은 해 7월과 9월에도 같은 순항미사일을 쐈다. 비행거리와 시간을 늘려가며 저고도에서도 안정적으로 산등성이 등 지형을 피해 정밀 타격이 가능한지 시험해가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북한이 화살 미사일을 놓고 남한을 노린 전술핵 탑재용이라는 점을 수시로 부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화살-1·2형으로 공중폭발 실험을 실시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공중폭발은 가장 큰 살상력을 얻을 수 있는 핵무기 폭발 고도를 찾으려는 의도다. 북한은 지난해 3월 발사 당시 “모의 핵탄두를 탑재한 화살 미사일들을 고도 600m에서 공중폭발시켰다”고 밝혔고 같은 해 9월 발사 때도 “목표 섬 상공의 설정 고도 150m에서 공중폭발시켰다”고 강조했다.

미사일 전문가인 권용수 국방대 명예교수는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이 화살 계열 장거리 전략순항미사일이라면 전술핵을 탑재해 낮은 고도로 회피기동할 수 있기 때문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정원 “국내 해킹 80%는 북 소행”=지난해 국내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총 162만 건의 해킹이 발생했으며, 이 중 80%가 북한 소행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정보원 백종욱 3차장은 2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해 발생한 162만 건은 2022년 대비 36% 증가한 것”이라며 “총선이 있는 올해는 북한 등의 해킹 시도와 가짜뉴스 전파가 더 늘 수 있다고 보고 산학연 공동 태스크포스 등을 통해 대응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북한 해킹의 주요 특징은 김정은 위원장이 활동을 진두지휘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1월 김정은이 식량난 해결을 지시하자 국내 농수산 기관 3곳을 집중 공격해 식량 연구자료를 절취했고, 8~9월에는 조선소를 방문해 해군력 강화를 지시하자 국내 조선업체 4곳의 도면 설계자료를 절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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