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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홍대 한복판 날벼락… 광고판 철거된 정류장 틀에 걸려 넘어져 숨졌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해 12월6일 오후 8시30분 홍대입구 버스정류장 사진 속 장소에서 50대 남성이 버스를 기다리다 인파가 몰려 자리를 피해주다 디지털 광고 패널이 철거된 틀에 걸려 넘어져 머리를 크게 다쳐 13일 간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숨졌다. 사진 유족

지난해 12월6일 오후 8시30분 홍대입구 버스정류장 사진 속 장소에서 50대 남성이 버스를 기다리다 인파가 몰려 자리를 피해주다 디지털 광고 패널이 철거된 틀에 걸려 넘어져 머리를 크게 다쳐 13일 간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숨졌다. 사진 유족

버스정류장 광고 패널을 철거해놓고 안전 조치를 취하지 않아 사망 사고를 야기했다는 이유로 서울시가 유족으로부터 고소를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서울시 도시교통실 공무원 A씨와 B씨 등 2명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해 수사 중이라고 24일 밝혔다.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6일 오후 8시30분쯤 홍대입구 버스정류장에서 50대 남성 C씨가 광고판 틀에 걸려 넘어지면서 머리를 다쳐 의식 불명 상태에 빠졌다가 13일 후인 같은 달 19일 숨졌다.

경찰 관계자는 “고소장을 접수해 유족 조사를 마친 뒤 피고소인 조사를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조사 결과 C씨는 사고 당시 정류소와 도로를 분리하는 광고패널이 철거된 자리에서 정류소 철제 틀에 걸려 차도 위로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C씨의 유족은 “버스가 도착해 인파가 몰리자 아버지가 두세 걸음 뒤로 물러 서다 광고판이 철거된 자리의 틀에 걸려 넘어지며 도로에 떨어지셨다”며 “CCTV를 확인해보니 사고 직전에도 임시로 해놓은 안전 테이프도 떨어져 바람에 휘날리고 있었다. 사실상 아무런 안전 조치도 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사망 사고가 난 홍대입구 버스전용차로 정류소에는 원래 가로 2.5m 세로 1.7m 크기의 디지털 사이니지(signage) 광고판이 15m에 걸쳐 설치돼있었다. 서울시는 지난해 8월 업체 D사와 유지관리 용역 계약을 종료하면서 패널 철거를 요구했다.

지난 12월 6일 오후 50대 남성이 홍대입구 버스정류장에서 넘어지며 머리를 다쳐 2주 간 치료를 받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8일 디지털 광고 패널을 철거한 뒤 안전 조치한 빈 공간 3곳을 이어 붙여 편집했다. 사진 독자

지난 12월 6일 오후 50대 남성이 홍대입구 버스정류장에서 넘어지며 머리를 다쳐 2주 간 치료를 받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8일 디지털 광고 패널을 철거한 뒤 안전 조치한 빈 공간 3곳을 이어 붙여 편집했다. 사진 독자

D사는 패널을 철거하면 안전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신규 유지관리 업체인 K사에 시설물을 넘기려 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시설물 철거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난해 9월 D사를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 위반 혐의로 서울 강남경찰서에 고발했다. 결국 D사는 지난해 11월 시설물을 철거한 뒤 빈 자리에 테이프를 X자로 붙여 임시 안전조치를 했다.

그로부터 불과 한달 만인 지난해 12월 C씨는 광고판이 철거된 자리에 걸려 넘어지면서 차도에 머리를 부딪혀 숨졌다. C씨가 숨진 뒤 해당 버스정류장에는 플라스틱판으로 뚫린 공간을 막는 안전조치가 취해졌다.

지난 12월 6일 오후 50대 남성이 홍대입구 버스정류장에서 넘어지며 머리를 다쳐 2주 간 치료를 받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서울시는 사고 이후 신규 유지관리 업체를 시켜 뚫린 공간을 플라스틱 판으로 메우는 작업을 했다. 손성배 기자

지난 12월 6일 오후 50대 남성이 홍대입구 버스정류장에서 넘어지며 머리를 다쳐 2주 간 치료를 받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서울시는 사고 이후 신규 유지관리 업체를 시켜 뚫린 공간을 플라스틱 판으로 메우는 작업을 했다. 손성배 기자

서울시와 D사는 안전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은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안전사고로 시민이 돌아가신 것에 대해 굉장히 송구하게 생각한다”면서도 “정류소 유지 관리를 공무원 1명당 1000개씩 하고 있다. D사가 제때 철거하고 철거 이후 안전 조치를 제대로 해놓았다면, 유지 관리 공백이 없어 사고도 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에 D사 관계자는 “내구 연한이 한참 남은 광고 패널을 무리하게 철거하라고 압박하고 고발까지 한 서울시에 매우 유감”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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