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에너지 부족 심각/공장 가동·수송차량 운행 감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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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식량도 모자라 극심한 경제난”
북한은 에너지 부족으로 공장의 절반 이상을 가동중지하는 등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고위정보소식통은 21일 지난 10월부터 북한군 수송차량의 30% 가량이 기름부족으로 운행중지 상태에 들어갔으며 평양 이외 지역의 민간차량은 2부제 혹은 3부제로 운행을 제한하고 있다고 밝히고 현재 각종 공장의 가동률은 50%를 밑돌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해상수송은 더욱 어려워 대부분의 선박이 항구에 발이 묶여 있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출어·출항을 못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어획량이 격감한 것은 물론 화물수송을 거의 육상에 의존하고 있는데 육상운송조차 제한돼 화물적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소식통은 『최근 북한의 각종 지방관서가 중앙정부에 전기와 기름공급을 요청하는 횟수가 급증하고 있다』며 『북한경제는 이대로 가다가는 에너지부족과 식량난이 겹쳐 내년 3월에 중대한 고비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같이 북한이 극심한 에너지 부족에 시달리는 원인은 지난 9월초 셰바르드나제 소련 외무장관이 평양을 방문했을 때 91년부터 대북한 석유수출을 국제가격으로 공급하고 대금결제는 경화(달러·마르크화 등)로 하겠다고 통고함에 따라 대대적인 에너지소비절약시책을 편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금까지 소련으로부터 석유를 배럴당 5달러 수준의 우호가격(사회주의국가간 적용가격)으로 수입해왔으나 내년 1월1일부터 배럴당 25∼28달러의 국제가격으로 수입해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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