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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타워로 거듭난 광개토대왕릉비…박물관 고구려실 2배 넓힌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4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에 디지털 광개토대왕릉비가 설치돼 있다. 디지털 광개토대왕릉비는 높이 8m, 너비 2.6m 규모로, 한학자 청명(靑溟) 임창순(1914~1999)이 소장했던 원석 탁본을 토대로 빠진 부분을 보완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상설전시관 '역사의 길'에 LED 미디어 타워를 설치해 광개토대왕릉비를 디지털 영상으로 재현하고, 고구려실에는 지난해 확보한 원석탁본 청명본을 처음 전시했다. 뉴스1

24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에 디지털 광개토대왕릉비가 설치돼 있다. 디지털 광개토대왕릉비는 높이 8m, 너비 2.6m 규모로, 한학자 청명(靑溟) 임창순(1914~1999)이 소장했던 원석 탁본을 토대로 빠진 부분을 보완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상설전시관 '역사의 길'에 LED 미디어 타워를 설치해 광개토대왕릉비를 디지털 영상으로 재현하고, 고구려실에는 지난해 확보한 원석탁본 청명본을 처음 전시했다. 뉴스1

“광개토대왕릉비 원석탁본 확보를 계기로 박물관의 고구려실을 개편하고 콘텐트도 강화하겠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윤성용)이 24일 올해 선사고대관을 전편 개편하고 고구려 콘텐트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상설전시관 로비(‘역사의 길’)에는 광개토대왕릉비를 재현한 발광다이오드(LED) 미디어 타워가 들어섰고, 원석탁본에 기반한 초대형 족자도 내걸어 우리 역사 속 고구려의 존재감이 확 커졌다.

윤성용 관장은 이날 신년 업무계획을 밝히는 기자간담회에서 “삼국역사 중에 현재 국경 바깥에 위치해 있어 국외에서 문화유산을 관리하는 대표적인 곳이 광개토대왕릉비”라면서 “지난해 원석탁본을 구매한 것을 계기로 ‘역사의 길’에 디지털 복원을 추진했다”고 소개했다.

24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역사의 길'에 디지털로 재현한 광개토대왕릉비가 전시돼 있다. 박물관에서 새롭게 태어난 비석은 중국 지안(集安)에 있는 유물 모습 그대로로 높이 7.5m(받침대 포함 시 8m), 너비 2.6m 크기의 발광다이오드(LED) 기둥에는 사진과 영상 자료를 토대로 구현한 비석 모습을 각 면에서 볼 수 있다. 연합뉴스

24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역사의 길'에 디지털로 재현한 광개토대왕릉비가 전시돼 있다. 박물관에서 새롭게 태어난 비석은 중국 지안(集安)에 있는 유물 모습 그대로로 높이 7.5m(받침대 포함 시 8m), 너비 2.6m 크기의 발광다이오드(LED) 기둥에는 사진과 영상 자료를 토대로 구현한 비석 모습을 각 면에서 볼 수 있다. 연합뉴스

이날 공개된 디지털 광개토왕비는 높이 7.5m(받침대 포함 시 8m), 너비 2.6m 크기의 직육면체형 미디어 타워다. 중국 지안(集安)에 있는 최대 높이 6.39m의 비석을 4면 그대로 재현해 실제 위용을 짐작할 수 있게 했다. 비석은 아들 장수왕(재위 413∼491)이 아버지 광개토왕(재위 391∼412)의 업적을 기려 414년께 세웠다. 4면을 돌아가며 총 1775자의 비문에 고구려 건국 신화와 왕의 즉위, 광개토왕의 업적, 왕의 무덤을 관리하는 규정 등의 내용을 담았다.

박물관은 디지털로 이를 재현하면서 한학자 청명(靑溟) 임창순(1914∼1999) 선생이 소장했던 원석탁본 ‘청명본’을 바탕으로 했다. 광개토대왕릉비 탁본은 한·중·일 등에 120여종 전해지지만 무분별한 석회탁본이 행해지기 전의 원석탁본은 18종뿐이고 국내엔 3종만 전해진다.

박물관 측은 지난해 청명본을 유족으로부터 구매한 뒤 일부 훼손되고 빠진 글자는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등 다른 기관 소장본과 대조해 보완했다. 이를 바탕으로 각각 1개면씩 비문을 원본 크기대로 프린트한 대형 족자(총 4개)도 역사의 길에 전시했다. 청명본 역시 고구려실에 처음으로 상설전시됐다.

윤 관장은 “광개토대왕릉비 원석탁본을 상설전시하는 것은 2005년 용산 이전 이래 숙원 과제였다”면서 “고구려실도 현재의 2배로 넓히겠다”고 말했다. 윤상덕 고고역사부장은 “근래에 남한에서도 발굴 성과가 많이 축적돼 학계 논의를 반영할 필요가 있고, 관람객 설문조사에서 가장 보고 싶어하는 콘텐트가 고구려실”이라고 확장 배경을 덧붙였다.

중국의 동북공정 등 역사왜곡을 의식했느냐는 질문에 윤 관장은 “그보다는 10~12년 단위로 이뤄지는 상설관 개편 및 탁본 확보가 제일 큰 배경”이라고 말했다. 박물관 소장 황해도 장무이묘(고구려 무덤) 출토품 조사 등 연구 계획도 내놨다.

24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고구려실에 광개토대왕릉비 원석 탁본인 청명본이 전시돼 있다. 비문에 석회가 칠해지기 이전에 뜬 탁본으로, 한학자 청명(靑溟) 임창순(1914~1999)이 소장했던 자료를 지난해 박물관이 구입했다. 청명본은 1889년 리윈충(李雲從)이 탁본한 것을 3글자씩 잘라 한면에 6글자씩 배치해 마치 책처럼 만들어졌다. 연합뉴스

24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고구려실에 광개토대왕릉비 원석 탁본인 청명본이 전시돼 있다. 비문에 석회가 칠해지기 이전에 뜬 탁본으로, 한학자 청명(靑溟) 임창순(1914~1999)이 소장했던 자료를 지난해 박물관이 구입했다. 청명본은 1889년 리윈충(李雲從)이 탁본한 것을 3글자씩 잘라 한면에 6글자씩 배치해 마치 책처럼 만들어졌다. 연합뉴스

지난해 소속 지역박물관 통합 관객 1000만명 돌파를 계기로 주요 유물을 선별해 지역 순회 전시를 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모두를 위한 박물관, 찾아가는 전시’라는 모토로 ‘금관’, ‘기마인물형토기’, ‘상감청자’, ‘백자 달항아리’ 등 6종 구성으로 추진된다. 이밖에 장애인 등 문화취약계층을 위한 서비스 강화, 학예인력 전문교육 확대 등 5대 역점과제를 발표했다. 고 이건희 삼성회장 기증품 순회전시는 올해부터 미국 시카고박물관 등 국외로 넓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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