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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영화 ‘마돈나’…‘미드’로 리메이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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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나원정 기자 중앙일보 기자
나원정 문화부 기자

나원정 문화부 기자

무연고의 만삭 임산부가 혼수상태로 병원에 실려 온다. 같은 병원에서 생명을 연장해 온 재벌 노인 환자가 그의 심장을 노린다. 2015년 칸영화제 초청된 신수원 감독의 영화 ‘마돈나’다. 하와이국제영화제 대상 수상 등 주목받았지만, 흥행은 아쉬웠다. 같은 해 전국 60개 남짓 개봉관에서 관객 1만8000명에 그쳤다.

이 영화가 할리우드 시리즈로 리메이크 된다는 소식이다. 신 감독은 최근 ‘존 윅’ ‘헝거게임’ 시리즈의 제작·배급사 라이언스 게이트와 리메이크 판권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2018)으로 북미 시장에서 아시아계 티켓 파워를 입증한 타이완계 배우 콘스탄스 우가 ‘마돈나’를 보고 반해 직접 리메이크 제작을 맡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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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돈나’는 배우 포레스트 휘태커의 제작사에서도 할리우드 영화화를 제안받은 바 있다. 세계 어디서 벌어져도 이상하지 않을듯한 생생한 핍진성이 할리우드를 잇따라 사로잡았다. 기댈 곳 없는 임산부를 세상에서 영영 ‘삭제’할 장기 기증 동의서에 사인을 받으려던 여정이, 역설적으로 사회 사각지대에서 착취당한 한 젊은 여성의 한 많은 삶을 수면 위로 드러낸다. 주연 서영희·권소현의 인물묘사는 강한 인상을 남긴다.

독립·예술영화의 흥행 부진은 스타가 없는 데다 사회 비주류 소재 작품이란 거리감 탓이 크다. 각 관객 1만 명을 겨우 넘긴 독립 영화 ‘불도저에 탄 소녀’(2022), ‘혼자 사는 사람들’(2021)도 넷플릭스 출시 후 주간 인기 영화 1위와 5위에 오른 바 있다. 요즘 글로벌 시장에선 비주류 서사가 오히려 주류로 떠올랐다. 선입견을 벗고 보면 인생영화, IP(지적재산)의 새로운 보고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