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아이 가질 때가 고비…일곱째 낳은 지금 더 행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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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충남 계룡시에 사는 윤재성·김윤미씨 부부가 5남 2녀와 함께 활짝 웃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충남 계룡시에 사는 윤재성·김윤미씨 부부가 5남 2녀와 함께 활짝 웃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둘째를 낳는 게 고비였어요. 하나만 낳자던 아내는 이제 아이 키우는 행복이 더 크다고 말해요.”

충남 계룡시 엄사면에 사는 윤재성(46)씨는 올해 7남매를 키우는 다둥이 아빠가 됐다. 윤씨와 아내 김윤미(44)씨는 2008년 첫아들 새하늘(16)을 시작으로 둘째 새땅(13), 셋째 새영(12), 넷째 새빛(11), 다섯째·여섯째 딸인 새별(7), 새인(5)을 낳았다. 막내아들 새마음이 지난 16일 태어나 윤씨 부부는 5남 2녀를 둔 대가족이 됐다.

개척 교회 목사인 윤씨는 2007년 12월 결혼했다. 윤씨는 결혼 전부터 아이 낳는 것에 큰 거부감이 없었지만, 아내 김씨는 달랐다. 윤씨는 “장인께서 택시 운전을 하며 아내를 포함해 3남매를 어렵게 기르셨던 탓인지, 첫째만 낳아 잘 기르길 원하셨다”며 “첫애가 100일 동안 밤에 잠을 안 자서 엄청 고생했다. 아내도 은연중에 ‘둘째는 없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막상 둘째 새땅이를 갖고 나서는 아내 김씨 마음이 조금씩 돌아섰다. 윤씨는 “새땅이는 다행히 밤엔 잤다. 둘째 키우는 게 수월해지니 아내와 의견 충돌이 줄어들고, 양육에 자신감도 생겼다”고 했다.

하지만 처가 반대는 여전했다. ‘둘째를 낳으면 자네 얼굴을 보지 않겠네’라고 선언한 장인·장모의 말이 현실이 됐다. 실제 처가에서 연락이 오지 않았고, 윤씨도 1년 6개월 동안 처가를 찾지 못했다.

주위의 반대에도 윤씨 부부는 셋째·넷째 아들을 내리 낳았다. 윤씨는 “딸을 낳고 싶다는 아내 소망이 통했는지 다섯째·여섯째는 딸을 낳았다”며 “아내가 아이들과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고, 처가 부모님도 큰 걱정을 하지 않으셨다”고 말했다.

윤씨는 첫 아이가 태어난 2008년부터 극심한 생활고를 겪었다. 몇 년간 변변한 수입이 없어, 교회 월세와 전기료를 10개월 동안 밀리기도 했다. 4년 6개월 동안 냉난방을 하지 못했다. 윤씨는 “지금은 부모급여나 출산수당 등 각종 혜택이 많지만, 첫애가 태어날 때만 해도 양육지원이 별로 없었다”며 “방(16.5㎡·5평) 안에 이불 천막을 치고, 뜨거운 물을 부은 오렌지 주스 병 2개를 난로 삼아 한겨울을 버티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윤씨는 “경제적인 문제가 아이를 낳는 데 걸림돌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2010년 이후 확대된 가정 양육수당과 출산지원금, 자치단체 육아 지원 사업 등이 큰 힘이 됐다고 한다. 윤씨는 “풍족하지 않더라도 형제·자매끼리 추억을 만들고, 함께 성장하는 모습을 볼 때 힘을 얻는다”고 했다.

계룡시는 23일 다둥이 가족 축하 행사를 열고 출산장려금 300만원을 지급했다. 산모를 위한 한우와 미역, 아기 옷과 유아용품, 기저귀 등 선물도 마련했다. 이응우 계룡시장은 “저출생 시대에 7남매를 출산한 부부가 진정한 애국자”라며 “다자녀 가정이 필요한 지원을 적기에 받을 수 있도록 지원 대책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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