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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닷길 끊어졌다...폭설‧강풍에 꽁꽁언 호남‧제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제주공항 줄 50m 이상 이어져 

23일 오전 9시30분쯤 제주국제공항 3층 출발 대합실을 가득 채운 관광객. 이들은 결항한 기존 항공편의 대체 티켓을 구하기 위해 한시간 이상 줄을 서 있다. 최충일 기자

23일 오전 9시30분쯤 제주국제공항 3층 출발 대합실을 가득 채운 관광객. 이들은 결항한 기존 항공편의 대체 티켓을 구하기 위해 한시간 이상 줄을 서 있다. 최충일 기자

23일 오전 9시30분 제주국제공항 3층 대합실. 항공사 매표대 앞마다 항공권을 구하려는 사람으로 북새통이었다. 폭설 등 기상 악화로 항공편이 잇따라 취소되자 아우성이었다. 신모(70·서울시)씨는 “가족과 3박4일 일정으로 여행왔다 오늘 아침 7시대 비행기로 갈 예정이었는데 내일도 표가 없다고 해 난감하다”며 “내일 당장 15억원 대 건물 계약이 있는데 어찌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23일 제주와 전남 지역 등에 폭설이 내리고 강풍이 불면서 항공편과 여객선 운항이 차질을 빚고 있다. 또 곳곳에서 낙상사고가 나고 국립공원 출입도 통제되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제주국제공항 국내선 항공편 210편(출발 101편, 도착 109편)과 국제선 항공편 18편(출발 9편, 도착 9편) 등 모두 228편이 결항하거나 미리 비운항 조처됐다. 제주공항은 이날 제설작업을 위해 오전 6시부터 오전 8시까지 2시간 동안 공항 활주로를 폐쇄했다. 제주공항에는 대설경보와 강풍경보·급변풍경보가 발효 중이다.

앞서 전날에도 제주공항 국내선과 국제선 항공편 35편(출발 18편, 도착 17편)이 결항하고 200편(출발 101편, 도착 99편)이 지연 운항했다.

“사전 고지 통해 승객 불편 줄여야”

23일 오전 9시30분쯤 제주국제공항 3층 출발 대합실을 가득 채운 관광객. 이들은 결항한 기존 항공편의 대체 티켓을 구하기 위해 한시간 이상 줄을 서 있다. 최충일 기자

23일 오전 9시30분쯤 제주국제공항 3층 출발 대합실을 가득 채운 관광객. 이들은 결항한 기존 항공편의 대체 티켓을 구하기 위해 한시간 이상 줄을 서 있다. 최충일 기자

항공업계 관계자는 “일부 항공기는 운항이 재개되고 있지만, 이용객이 한꺼번에 몰려 긴 줄이 이어지는 등 불편을 겪고 있다”면서 “결항·지연 정보를 가능한 미리 알려 승객 불편을 줄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광주·전남 도로는 ‘거북이 운행’ 

호남·제주지역에 대설 특보가 발효된 23일 오전 광주광역시 서구 종합버스터미널 인근 무진대로에서 출근길 차량들이 서행을 하며 도로를 지나고 있다. 황희규 기자

호남·제주지역에 대설 특보가 발효된 23일 오전 광주광역시 서구 종합버스터미널 인근 무진대로에서 출근길 차량들이 서행을 하며 도로를 지나고 있다. 황희규 기자

광주 전남 지방도 많은 눈이 내려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날 오전 2시 20분 광주 북구 신용동 일대에서 60대 여성 보행자가 빙판에 미끄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처럼 전날 오후부터 광주지역에는 낙상사고 6건, 교통사고 3건 등이 소방본부 상황실에 접수됐다.

출근 대란도 빚어졌다. 이날 오전 8시 광주광역시 종합버스터미널 인근 무진대로 왕복 16차선 도로에서는 출근길 자동차가 미끄러운 도로 탓에 시속 30~50㎞로 거북이 운행했다. 전날부터 내린 많은 눈이 차선을 뒤덮어 운전자들이 중앙선을 넘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 골목길과 도시철도 2호선 공사 구간의 복공판 위는 눈이 얼어붙어 바퀴가 헛돌았다.

기상청에 따르면 오전 9시 현재 적설량은 전북 순창 22.1㎝, 정읍 21㎝, 제주도 한라산 어리목 21.6㎝, 사제비 21㎝, 광주 광산구 13.5㎝ 등이다. 오전 11시 현재 전남 장성, 전북 고창·부안·김제·순창·정읍, 제주도 산지·북부중산간·남부중산간, 광주, 울릉도, 독도 등에 대설경보, 나머지 대부분 호남·제주 지역에 대설주의보 발효 중이다.

한라산·무등산 전면 통제 

호남·제주지역에 대설 특보가 발효된 23일 오전 광주광역시 서구 종합버스터미널 인근 무진대로에서 출근길 차량들이 서행을 하며 도로를 지나고 있다. 황희규 기자

호남·제주지역에 대설 특보가 발효된 23일 오전 광주광역시 서구 종합버스터미널 인근 무진대로에서 출근길 차량들이 서행을 하며 도로를 지나고 있다. 황희규 기자

국립공원 등산로와 바닷길도 막혔다. 제주 한라산과 무등산은 전면 출입이 통제됐고, 전남 영암 월출산과 장성 내장산은 출입이 부분 제한됐다. 전남 완도·목포·여수·고흥 오가는 여객선 43항로 78척 중 35항로 41척 운항이 중단됐다.

제주 바닷길도 일부 끊어졌다. 제주도 전 해상과 남해서부 서쪽 먼바다에는 풍랑특보가 발효돼 23일 오전 7시 기준 제주 기점 8개 항로 여객선 10척 중 비교적 대형 선박이 운항하는 2개 항로 3척만 운영한다. 전날(22일)에도 기상 악화 등으로 8개 항로 10척 중 5개 항로 5척만 운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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