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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금천구는 가정폭력∙아동학대…강남구는 성매매 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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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푸른나무재단 관계자들이 서울 서초구 푸른나무재단에서 2023 전국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탈을 쓴 채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푸른나무재단 관계자들이 서울 서초구 푸른나무재단에서 2023 전국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탈을 쓴 채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가정폭력은 금천구, 성매매는 강남구에서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앙일보가 22일 서울시의회 송경택 의원(국민의힘·비례)이 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에서 받은 생활범죄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생활범죄는 2022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1년 8개월 동안 서울 31개 경찰서에서 접수한 교통법규 위반이나 성매매, 학교·가정폭력 등이다. 서울시민 생활 범죄 관련 자료를 자치구별로 공개한 건 처음이다.

서울 자치구 생활범죄 지도

서울 생활범죄 지도. 그래픽=차준홍 기자

서울 생활범죄 지도. 그래픽=차준홍 기자

분석 결과에 따르면 0~18세 인구 대비 학대 신고가 가장 많은 곳은 금천구(0.99%)였다. 아동 100명 중에서 약 1명이 학대당한다며 신고했다는 의미다. 이어 도봉구(0.95%)·중랑구(0.83%)·강북구(0.81%)가 뒤를 이었다. 강남구(0.35%·25위) 등과 비교하면 금천구는 약 3배 정도 학대 신고 비율이 높았다.

금천구는 “자치구는 어린이 등 학대 사례와 접수현황을 서울시에서 받는다”라며 “절대 건수만 놓고 보면, 다른 자치구가 많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같은 기간 노원구(435건)·은평구(448건) 등이 금천구(216건)보다 학대 신고 건수가 많았다.

데이트 폭력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직후 연인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모씨가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금천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뉴스1]

데이트 폭력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직후 연인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모씨가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금천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뉴스1]

가정폭력 통계도 엇비슷했다. 세대수 대비 신고 건수를 조사한 결과 금천구(4.16%·1위)가 자치구 중 최다였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금천구는 “타 자치구 보다 가정폭력 비율이 높은 원인은 파악하지 않았다”며 “다만 위기 가구를 발굴·지원하는 금천구소나무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폭력가정 피해자를 가해자와 분리할 때 법원이 분리 보호를 결정하기 전까지 2~3일 동안 단기 임시 보호 시설에 머물도록 하기위해 올해부터 별도 예산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금천구에 이어 강북구(3.81%·2위)·중랑구(3.37%·3위) 순으로 가정폭력이 잦았다. 대략 2인 이상이 거주하는 세대가 100가구 정도 있다면 이중 평균적으로 3~4개 가구에서 신고가 발생했다는 의미다. 성동구(1.74%·25위)·양천구(2.03%·24위) 등과 비교하면 2배가량 많다.

서울 금천구가 위기가구를 발굴·지원하기 위해 운영 중인 금천구소나무센터. [사진 금천구]

서울 금천구가 위기가구를 발굴·지원하기 위해 운영 중인 금천구소나무센터. [사진 금천구]

이와 함께 학교 폭력은 강서구에서 상대적으로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령인구(7~19세) 대비 학교 폭력 검거 건수를 집계한 결과 강서구가 1.07%(1위)를 기록했다. 100명 중 1명 정도는 학교 폭력에 연루했다는 의미다. 반면 중랑구(0.16%·25위)·서대문구(0.55%·2위)·은평구(0.54%·3위) 등은 낮았다.

이에 대해 강서구는 “위기 청소년 3900여명을 대상으로 학교폭력·자살·성폭력 예방 교육 등을 하면서 학교 폭력 예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자경위, 생활 범죄 적극 대처해야”

서울 생활범죄 지도. 그래픽=차준홍 기자

서울 생활범죄 지도. 그래픽=차준홍 기자

음주·호객행위·노상 방뇨 등 경범죄는 주로 도심에서 발생했다. 주민등록 인구 대비 경범죄 발생 건수가 가장 많은 지역은 종로구(1.14%·1위)와 중구(1.12%·2위)다. 인구 100명당 1명 이상이 경범죄를 저지른 곳은 25개 서울 자치구 중 종로구·중구뿐이다.

도심권 대비 강남권은 경범죄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다. 서초구(0.11%·25위)·강남구(0.17%·22위)·송파구(0.19%·19위)·강동구(0.19%·20위) 등 강남 4구가 대체로 비슷하다. 종로구·중구보다 범죄 발생 비율이 10배가량 낮다.

성매매알선 등의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된 그룹 빅뱅 멤버 승리를 수사하던 당시 경찰이 압수수색한 서울 강남구 클럽 아레나. [연합뉴스]

성매매알선 등의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된 그룹 빅뱅 멤버 승리를 수사하던 당시 경찰이 압수수색한 서울 강남구 클럽 아레나. [연합뉴스]

인구 대비 성매매 단속 건수는 강남구(0.22%)에서 가장 많았다. 강서구(0.16%)와 영등포구(0.15%·3위)도 상대적으로 빈도가 높았다. 종로구(0.09%·9위)·중구(0.15%·4위)도 대체로 성매매 단속에 걸린 비율이 높은 편이다. 반대로 교육환경이 좋은 것으로 알려진 강동구(0.02%·25위)·양천구(0.03%·24위)·서초구(0.03%·23위)는 성매매 단속 비율이 낮았다.

교통법규 위반 비율은 강남·강북 간 편차가 거의 없었다. 인구 대비 위반 비율은 서초구(3.22%·1위)와 구로구(3.19%·2위)·종로구(2.74%·3위), 강남구(2.34%·4위) 순이다. 인구 대비 교통사고 발생 건수도 비슷하다. 중구(1.19%·1위)·종로구(1.56%·3위) 등 강북 도심과 강남구(1.77%·2위)·서초구(1.34%·5위) 등 강남권에서 사고가 잦았다.

송경택 의원은 “시민이 범죄 걱정 없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통계를 공개했다”며 “서울시 생활안전 분야 등을 담당하는 자치경찰위원회가 서울경찰청과 협력해 생활 범죄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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