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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위증 요구하기엔 애증 관계"…공범 "李 두렵다, 나가달라"

중앙일보

입력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위증교사 혐의 첫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위증교사 혐의 첫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씨와 나는 애증의 관계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이 대표를 퇴정시켜달라”(김진성씨 측)

‘위증을 시킨 적 없다’는 이 대표와 ‘이 대표가 시켰다’고 자백한 위증범 김씨가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김동현) 심리로 열린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첫 공판에서 대면했다. 두 사람은 이 사건 공동 피고인이다.

앞서 이 대표는 2018년 경기지사 선거 방송 토론에서 유죄를 확정받은 2002년 검사사칭 사건 관련해 “누명을 썼다”고 발언해 허위 사실 을 공표한 혐의(선거법 위반)로 기소됐다. 검사 사칭 사건은 이 대표가 2002년 KBS 최모 PD와 함께 검사를 사칭해 당시 ‘분당 파크뷰 특혜 분양 의혹’에 휘말려 있던 김병량 성남시장에게 전화를 건 혐의로 구속기소돼 벌금 150만원을 확정받은 사건이다.

그런데 김 전 시장의 수행비서였던 김진성씨가 2019년 2월 선거법 위반 사건 1심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김병량 성남시장이 최 PD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는 대신 김 시장과 KBS 간에 이재명을 주범으로 모는 협의가 있었다”며 이 대표에게 유리한 진술을 했고, 이 대표는 무죄를 확정받았다. 김씨가 김 전 시장을 대리해 이 대표를 고소했던 당사자였던 만큼 증언의 신빙성을 인정받은 결과였다.

하지만 김씨는 지난해 초 검찰 조사에서 입장을 번복했다. 김씨는 ‘사실은 위증이었고, 2018년 말 이 대표가 저한테 몇 번 전화해 변론요지서를 보내 주고 내용을 설명해 주면서 그 취지대로 증언해 달라고 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검찰은 지난해 10월 이 대표를 위증교사로, 김씨를 위증으로 각각 기소했다.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포 혐의에 대해 대법원의 무죄취지의 파기환송 결정이 내려진 2020년 7월 16일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수원시 경기도청 본관 로비에서 입장 발표를 한 뒤 지지자들을 향해 엄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김상선 기자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포 혐의에 대해 대법원의 무죄취지의 파기환송 결정이 내려진 2020년 7월 16일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수원시 경기도청 본관 로비에서 입장 발표를 한 뒤 지지자들을 향해 엄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김상선 기자

이 대표는 이날 재판에서 김씨와 과거 악연을 주장하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 대표는 직접 발언 기회를 얻고 “김씨가 김 전 시장을 대리해서 고소한 일로 제가 직접 구속이 됐고, 내게 평생의 상흔으로 남았다”며 “또 내가 백현·정자지구 사건을 폭로한 것 때문에 김 전 시장이 낙선·구속되고, 김씨도 구속돼 처벌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서로 지역 사람이니까 관계를 회복하고자 노력했지만 또 역시 장기간 소통되지 않았던 그런 관계”라며 “내가 이 분한테 위증을, 거짓말을 해달라고 요구할 관계가 아니다. 매우 위험한 관계”라고 했다.

검찰 수사도 문제 삼았다. 이 대표는 “(검찰이 당초 제시한 원본) 녹취 내용을 보면 내가 ‘기억 나는 대로 얘기해라, 안 본 것을 본 것처럼 하면 안 된다’고 반복한 게 12번인가 나온다”며 “(검찰은 그런데) 피고인에게 불리한 내용만 가지고 공소장에 추가하고 유리한 내용은 다 빼고 왜곡했다. 검찰이 가진 공적 기능을 훼손하는 지나친 행위”라고 주장했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 연합뉴스

사진은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 연합뉴스

반면 김씨 측은 재차 공소사실을 전부 인정한다고 맞섰다. 김씨 측 변호인은 “이재명 피고인 측에서 자꾸 김씨가 허위 증언을 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대신 무죄 주장을 해주고 있는데 우리는 그 주장을 배척한다”며 “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유창훈 담당 판사도 ‘위증교사 혐의는 소명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또 “재판에 들어오면서 많은 지지자와 경찰들이 있는 것을 봤다”며 “변호인인 나조차도 이 재판 과정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데 일반인인 당사자는 얼마나 큰 두려움을 느낄지 재판부도 바깥 풍경을 보시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김씨가 이 대표와 마주하면서 과연 증인신문 절차 할 수 있는 가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김씨 측 변호인은 이날 앞서 신변 위협을 이유로 이 대표의 퇴정을 요구하는 취지의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김씨 측 요구와 재판 경과를 고려해 두 사람의 변론을 분리하기로 했다. 다음 달 26일 공판을 열고 김씨에 대한 증인 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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