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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평 "한동훈, 나라 지도자 될 수 있단 환상에 젖어…스스로 물러나야"

중앙일보

입력

신평 변호사. 뉴스1

신평 변호사. 뉴스1

신평 변호사는 22일 윤석열 대통령과 갈등설이 불거진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 "스스로 비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신 변호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거취에 관해'라는 글을 올려 "그나마 여권에 초래될 상처의 크기를 작게 하는 유일한 방법이고, 희생의 자세를 보일 때 비로소 정치적 장래가 어느 정도 보장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애초에 나는 한동훈 법무장관을 비대위원장으로 옹립하는 것을 보고 저건 아닌데 하는 생각에 잠겼다. 그에게 그만한 정치적 역량, 사안 해결의 역동성, 미래비전의 제시 능력이 충분치 않다고 봤기 때문"이라며 "일찍이 그가 윤석열 당선인이 자신을 법무장관으로 하겠다는 기자회견에 배석했을 때, 그의 손이 떨리는 것을 보고 그가 가진 마음의 그릇 크기를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다들 그가 법무부 장관직을 성공적으로 잘 수행한 것으로 말들을 하는데 나는 일관해 그렇지 않다고 말해왔다"며 "그가 대야 투쟁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냈다고 하지만 법무장관이대야 투쟁하는 자리는 아니다. 법무장관은비유하건대, 좋은 나라를 만드는 기본 뼈대를 짜는 자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사로서는 대단히 유능한 사람이었고, 또 법무장관으로 있으며 검찰조직을 잘 통할했다고는 하나 법무장관의 업무는 결코 검사의 직무를 통할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며 "야당과의 성공적인 투쟁이 마치 자신의 존재를 빛나게 하는 보검인 양 이를 하늘에 휘두르며 자랑했는데 이는 심한 착각이다"고 지적했다.

또 "나는 앞서 열흘 전에도 한동훈 비대위가 강성지지층 규합으로 일관해 총선 참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마침 발표된 갤럽 여론조사를 인용했다"며 "그가 여권 내부에서 일으키는 불화와 냉담을 전해 들으며 큰일이라는 생각에 그 글을 썼다. 그는 모든 공을 자신이 차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유치한 사고방식의 틀에서도 벗어나지 못했다고 들었다"고 했다.

신 변호사는 "그는 비대위원장으로서 여권의 강성 지지층이 보내는 환호와 열성에 도취했다. 급기야 자신이 나라의 지도자가 될 수 있다는 자기 암시를 강하게 걸기 시작했고 그것이 만든 환상에 완전히 젖었다"며 "나중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나, 지금의 단계에서 그렇게 될만한 마음 그릇을 갖추지는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누구의 말대로 그는 '발광체'가 아닌 다른 발광체의 빛이 지나가는 자리에 앉아 마치 빛을 내는 것처럼 보였을 뿐"이라며 "가혹하게 들리겠지만 스스로 비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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