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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휴업일 평일 전환에 대형마트 “유통법 개정 속도나길 기대”

중앙일보

입력

정부가 대형마트의 의무 휴업 폐지안을 밝힌 22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 의무 휴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정부가 대형마트의 의무 휴업 폐지안을 밝힌 22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 의무 휴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정부가 대형마트 영업 규제를 폐지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마트 업계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논의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쿠팡 등 온라인 플랫폼들에 치이던 대형마트의 오프라인 유통 채널이 살아날지 주목된다. 다만 전통시장 상인들은 “정부가 지나치게 속도를 낸다“며 반발하고 있다.

국무조정실은 22일 대형마트 의무 휴업일을 공휴일로 설정하도록 한 기존 규제를 폐기하고 평일 휴업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또 대형마트의 영업 제한 시간(자정~오전 10시) 동안 온라인 배송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는 2012년 유통산업발전법을 개정해 시행한 규제들이다. 당시 대·중소기업의 동반성장과 전통시장 보호 명목으로 도입됐다. 이후 온라인 쇼핑 시장이 커지며 유통 업계는 규제 개선을 요구해왔다. 시장 경쟁구도가 대형마트 대 전통시장보다는, 오프라인 대 온라인 플랫폼으로 바뀌어  기존 규제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이었다.

김영희 디자이너

김영희 디자이너

정부의 규제 개선으로 마트 업계의 기대감은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새벽 배송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지방 소비자들에게 좋은 소식”이라며 “의무휴업을 평일로 바꾼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주변 상권이 활성화되는 모습도 나타났다”고 말했다. 지난해 2월 전국 최초로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바꾼 대구시는 6개월간 효과를 분석한 결과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해 각각 6.6% 증가했을 뿐 아니라 지역 슈퍼마켓·음식점 등 주요 소매업 매출도 19.8% 올랐다고 밝혔다.

마트 업계는 ‘기울어진 운동장’이 정상화되는 과정으로도 본다. 마트와 쿠팡이 제대로 붙을 수 있을 것이란 반응이다. 이마트의 경우,오프라인 점포의 의무휴업일인 일요일과 새벽 시간에는 점포의 상품을 배송할 수 없어, 별도 물류센터를 따로 운영해야 했다. 향후 이마트가 전국 133개 점포를 새벽 배송에 활용한다면 쿠팡과의 시장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정부가 대형마트의 의무 휴업 폐지안을 밝힌 22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 의무 휴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정부가 대형마트의 의무 휴업 폐지안을 밝힌 22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 의무 휴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다만 아직 국회 통과 과정이 남아 있어 조심스러운 반응도 나온다. 올 4월 총선이 있는 만큼 논의 과정이 어떻게 흘러갈지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회 절차까지 더 두고 봐야 한다”며 “다만 오늘 정부가 강력한 입장을 밝힌 만큼 지자체들의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 논의에는 긍정적일 것”라고 말했다.

다만 전통시장 상인들의 반발은 변수다. 정동식 전국상인연합회장은 “코로나19에 이어 고물가와 소비 침체로 고통 받는 서민들을 죽이는 이야기”라며 “지자체별로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를 거쳐 서서히 의무휴업일을 바꾸고 있는데, 왜 이렇게 정부가 나서서 속도를 내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추위에 떨고 있는 상인들에게 너무한 조치”라며 “우리의 목소리도 반영해 결정해 달라”고 주장했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업종별 입장을 취합한 다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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