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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물 때만 길 열리는 콧대 높은 섬…명선도에 150억 다리 생긴다 [영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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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물 때 바닷길이 생기면 걸어 들어갈 수 있는 울산 명선도(名仙島)에 다리가 놓인다. 울산 울주군은 22일 "2026년까지 육지 쪽인 서생면 진하해수욕장과 명선도 사이를 잇는 해상보행교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업비는 150억원 정도 들 전망이다. 명선도와 진하해수욕장은 500m쯤 떨어져 있다. 해상 보행교는 진하해수욕장 팔각정~명선도 사이 직선 형태로 만들 예정이다. 정확한 다리 길이와 디자인은 구상 중이다. 해상보행교가 만들어지면 썰물과 상관없이 섬에 드나들 수 있다.

조석간만의 차이로 바닷길 생기는 명선도 

썰물로 명선도에 바닷길이 생기는 모습. 사진 울산시

썰물로 명선도에 바닷길이 생기는 모습. 사진 울산시

썰물로 명선도에 바닷길이 생긴 모습. 사진 울산시

썰물로 명선도에 바닷길이 생긴 모습. 사진 울산시

현재 명선도에는 하루 두 차례 정도 들어갈 수 있다. 썰물 때 바닷속 모래벌판이 일정 시간 길쭉하게 드러나야 가능하다. 바다가 양쪽으로 갈라진 뒤 길을 만드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모세의 기적'이라는 말도 있다. 계절에 따라 다르지만 한번 바닷길이 열리면 명선도엔 5시간 정도 체류할 수 있다.

숲과 산책로…디지털로 구현한 호랑이

명선도 내부 모습. 사진 독자

명선도 내부 모습. 사진 독자

명선도 내부 모습. 사진 독자

명선도 내부 모습. 사진 독자

6744㎡ 규모인 명선도에는 사람이 살지 않는다. 섬에는 산책로가 설치된 숲이 있다. 울주군은 2022년 7월 디지털 그래픽으로 꽃·동물 등을 구현한 영화 '아바타'에 등장하는 숲처럼 명선도를 꾸몄다. 미디어아트와 형형색색 야간조명을 더 해 호랑이, 사슴, 용암이 흐르는 듯한 나무, 헤엄치는 고래, 폭포 바위 등이 디지털 그래픽으로 촘촘하게 구현돼 있다. 실제 어두워진 명선도를 산책하다 보면 수시로 눈앞에 호랑이와 사슴 등이 나타나 놀라기도 한다. '어흥' 같은 동물 소리까지 들려 더 눈길을 끈다.

명선도는 접근 시간이 제한돼 있고 미디어아트 등 이색적인 볼거리가 있어 '콧대 높은 무인도'로 알려졌다. 이에 2022년 하반기부터 최근까지 밤에만 22만여명이 섬을 찾았다. 지난해엔 국내 최고 여행지 10곳을 뽑는 ‘SRTm 어워드’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순걸 울주군수는 "물때를 못 맞춰 명선도에 가지 못한 방문객과 주민 요구가 있어서 해상보행교를 설치하기로 한 것"이라며 "해양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고 안전성을 고려해 다리를 놓을 방침"이라고 전했다.

국내에 11곳, 바닷길 열리는 섬

명선도. 사진 울산시

명선도. 사진 울산시

국립해양조사원에 따르면 명선도처럼 바닷길이 열리는 섬은 전국에 10개 이상 된다. 경남 창원시 동섬, 충남 보령시 무창포, 인천 옹진군 소야도, 인천 중구의 실미도, 충남 서산시 웅도, 전북 부안군 하도 등이다. 이중 실미도는 북파공작원들이 지옥훈련을 했던 곳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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