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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 45도 칼바람’ 한반도 할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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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21일 서울 명동 거리에서 두꺼운 옷차림을 한 여행객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시스]

21일 서울 명동 거리에서 두꺼운 옷차림을 한 여행객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시스]

북서쪽에서 영하 45도에 이르는 찬 공기가 한반도에 유입되면서 기온이 급락했다. 23일에는 서울의 체감온도가 영하 20도까지 떨어져 추위가 절정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 들어 가장 매서운 한파다. 강추위와 함께 서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20㎝가 넘는 많은 눈까지 내릴 것으로 보여 한파·폭설로 인한 피해도 우려된다.

기상청은 “21일 밤부터 찬 공기가 남하하면서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져 22일 아침기온은 전날 아침보다 10도가량 낮아지겠다”며 “특히 23일 아침기온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영하 10도에서 영하 5도, 중부 내륙과 일부 경북 내륙은 영하 15도 이하로 떨어지는 곳이 많아 매우 춥겠다”고 21일 예보했다. 이에 따라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과 강원 대부분 지역에는 이날 오후 9시를 기준으로 한파주의보가 발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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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주의보는 아침 최저기온이 전날보다 10도 이상 떨어지거나 -12도 이하인 날이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된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23일에는 서울 지역 기온이 올해 가장 낮은 -14도까지 떨어지는 등 한파의 기세가 절정에 달할 전망이다. 불과 이틀 사이에 최저기온이 1.9도(21일)에서 -14도(23일)로 15도 이상 급락하는 것이다. 여기에 시속 55㎞에 이르는 강한 바람까지 불면서 체감온도는 22일 -16도, 23일 -20도로 더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서울시는 21일 한파 종합지원상황실을 가동하고 24시간 비상 대응체계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경기도 파주시와 강원도 속초시는 체감온도가 -25도, 강원도 대관령은 -30도로 떨어지는 등 일부 지역에선 기록적인 추위가 나타날 수 있다.

포근한 겨울에서 최강 한파로 날씨의 국면이 갑자기 전환되는 건 북서풍을 따라 -45도에 이르는 강한 한기(寒氣)가 한반도에 유입되기 때문이다. 21일 오전까지만 해도 상대적으로 따뜻한 동풍이 강하게 불면서 기온이 가장 낮은 시기인데도 불구하고 추위가 기세를 떨치지 못했다.

하지만 21일 밤부터 동풍이 약해지고 찬 북서풍이 강하게 불기 시작하면서 날씨가 반전됐다. 공상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중국 내륙 쪽의 고기압이 발달하고, 고기압 가장자리에서 북서풍이 강하게 불면서 우리나라 쪽으로 찬 공기를 이륙시켜 강추위가 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눈이 집중적으로 내리는 지역도 동쪽에서 서쪽으로 바뀐다. 21일까지는 동풍과 함께 동해에서 눈구름대가 만들어지면서 강원 영동과 산지를 중심으로 폭설이 쏟아졌다.

22일부터는 서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눈이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강한 북서풍이 서해를 지나면서 해기차(해수면과 대기의 온도 차)로 인해 만들어진 눈구름대가 유입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광주광역시와 전라 서부에는 22일부터 23일까지 5~15㎝의 눈이 내리겠고, 전북 서부와 전남 서해안에는 20㎝ 이상의 눈이 쌓이는 곳도 있을 전망이다. 제주에도 한라산에 30㎝가 넘는 폭설이 쏟아지는 등 많은 눈이 내릴 것으로 보인다.

눈은 23일에 대부분 그치겠지만, -10도를 밑도는 한파는 25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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