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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그대로 '얼어죽을 추위'였다…美 83명 사망, 폭설·폭풍 2주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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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역에 매서운 한파가 몰아친 가운데 낡은 모자와 장갑, 패딩재킷, 마스크 등으로 무장한 한 사람이 "도와달라"는 팻말을 들고 서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전역에 매서운 한파가 몰아친 가운데 낡은 모자와 장갑, 패딩재킷, 마스크 등으로 무장한 한 사람이 "도와달라"는 팻말을 들고 서 있다. AP=연합뉴스

폭설과 폭풍을 동반한 '북극 추위'가 미국에서 2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0일까지 미 전역에서 83명이 극한의 날씨 때문에 사망했다고 CBS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대부분 저체온증과 도로 결빙으로 인한 교통사고가 원인이었다.

이날 외신에 따르면 미국 앨라배마, 켄터키, 미시시피, 오리건주 등에서는 '비상사태'가 발령됐고, 일부 학교에서는 2주째 휴교령이 내려졌다. 태평양 연안 북서부 워싱턴주와 오리건주에서도 평년에 볼 수 없는 북극 한파가 강타해 피해가 이어졌다. 이 지역의 학교와 공공시설 상당수가 문을 닫았고, 버스 운행이 축소됐다.

강추위에 관한 유언비어가 SNS에 돌면서 혼란을 빚기도 했다. 미시시피 주 잭슨은 지난 18일 한때 수도 공급이 중단됐다. "시에서 곧 물 공급을 차단할 거라는 얘기를 들었다. 욕조에 물을 가득 채워 놓자"는 내용의 출처 불명의 글이 돌았다. 때문에 주민들의 물 사용량이 증가해 수도 공급이 차질을 빚었다.

한파로 교통이 마비되면서 병원의 혈액 공급도 원활하지 못한 상황이다. 테네시주 채터누가에 있는 한 헌혈·혈액 공급 비영리 기구 블러드어슈어런스(Blood Assurance)는 앨라배마,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등 5개 주 70개 이상의 병원에 "24일까지 위급 상황이 아니면 수술을 중단해 달라"고 권고했다.

극심한 추위는 다음주 쯤 누그러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립기상청은 "캐나다로부터 북극 공기가 추가로 유입되지 않고 있다"며 "다음 주께 기온이 조금씩 오르면서 눈이 비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일 계속된 눈으로 막혀있던 하수구 등이 해빙되는 현상까지 겹치면 약해진 지반에 홍수까지 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지난 19일 워싱턴DC 내셔널몰 링컨기념관 앞이 눈으로 뒤덮인 가운데 두터운 옷과 장갑, 모자 등으로 중무장한 시민이 걸어가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 19일 워싱턴DC 내셔널몰 링컨기념관 앞이 눈으로 뒤덮인 가운데 두터운 옷과 장갑, 모자 등으로 중무장한 시민이 걸어가고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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