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누나가 운전했다고 해줘” 교통사고낸 뒤 허위진술시킨 20대 징역형

중앙일보

입력

차준홍 기자

차준홍 기자

특수강도죄 집행 유예기간에 교통사고를 낸 뒤 친누나에게 허위진술을 시켜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한 20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의정부지법 형사6단독(이우희 판사)은 도로교통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7월 1일 오전 포천시에서 누나 B씨에게 승용차를 렌트해 달라고 부탁했고, 그날 오후 10시 40분께 졸음운전 하다가 중앙선을 넘어 건너편에 있는 건물 외벽을 들이받았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A씨는 사고를 그대로 신고할 수 없었다. 아직 21세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운전 가능 연령 21세 이상’으로 돼 있는 해당 렌터카 보험 특약을 적용받는 게 불가능했다.

또 2021년 11월 특수강도죄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후 집행유예 기간에 저지른 일이라 가중 처벌을 받을까 두려웠다.

A씨는 사고 현장을 빠져나간 후 누나에게 전화해 “나는 보험 적용이 안 되니까 누나가 운전한 거로 하자”라고 말했다.

누나 B씨는 다음 날 오전 경찰에 전화해 “내가 졸음운전을 하다 사고가 났다”고 허위로 진술했다. 6일 후 경찰서에 출석해서도 “졸음운전을 하다 사고가 났고, 차를 방치한 채 현장을 이탈했다”고 재차 허위 진술을 했다.

하지만 사고 영상 등을 확보한 경찰은 실제 운전자가 A씨라는 사실을 확인했고, A씨는 그제서야 자신이 운전한 사실을 실토했다.

A씨는 이러한 허위진술과 교통사고에 대해 수사받고 있던 지난 9월에도 원동기 장치 자전거를 타고 가다 승용차를 들이받는 사고를 내기도 했다.

재판부는 “집행유예 기간에 제법 큰 교통사고를 일으키고도 아무 조치 없이 현장을 떠난 후 누나가 운전자인 것처럼 허위 진술하도록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사에도 비협조적으로 굴다 증거 영상을 제시한 후에야 범행을 인정한 점,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또 주의를 안 하고 교통사고를 일으킨 점 등을 양형에 반영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