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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동해서 ‘핵어뢰’ 발사 시험 “방사능 쓰나미로 수중 공격”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874호 02면

도발 수위 높이는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해 7월 방영한 전승절 70주년 열병식에 등장한 핵 어뢰 ‘해일’. [뉴시스]

조선중앙TV가 지난해 7월 방영한 전승절 70주년 열병식에 등장한 핵 어뢰 ‘해일’. [뉴시스]

북한이 한·미·일 해상훈련에 맞서 동해에서 ‘핵 어뢰’ 실험을 했다고 19일 밝혔다.

북한 국방성은 이날 대변인 담화를 내고 “국방과학원 수중 무기체계 연구소가 개발 중인 수중 핵무기 체계 ‘해일-5-23’의 중요 시험을 동해 수역에서 진행했다”고 밝혔다. 국방성은 이어 “지난 1월 15일부터 3일간 미국 핵항공모함 칼빈슨함, 이지스순양함 프린스톤함과 일본 해상자위대, 대한민국 함선들이 제주도 해상에서 연합해상훈련을 감행한 데 대한 대응 조치”라고 주장했다. 앞서 한·미·일은 칼빈슨함을 비롯한 3국 함선 9척을 투입해 역대 최대 규모의 해상훈련을 실시했다.

북한이 언급한 ‘해일’은 북한의 핵 무인 수중공격정으로, 일종의 핵 어뢰다. 핵탄두를 탑재한 무인공격정을 항구나 항모에 접근시킨 뒤 수중에서 터뜨려 ‘방사능 쓰나미(해일)’로 타격하는 무기다. 지난해 3, 4월에는 ‘해일-1형’과 ‘해일-2형’을 시험발사했다. 조선중앙TV는 지난해 7월 전승절 열병식 방송에서 “가증스러운 침략선을 모조리 수장해버릴 공화국 핵전투 무력의 초강력 절대 병기”라고 소개했다. 전문가들은 해일 번호가 1, 2에서 5로 뛰는 이유와 관련해 “소음과 잠항 때 발생하는 와류 등을 대폭 줄인 신형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핵 어뢰는 잠수함보다 작으면서 수중에서 장시간 은밀히 이동해 목표물을 공격하기 때문에 사전 탐지가 어렵다. 핵 어뢰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함께 위협적인 무기로 꼽히는 이유다. 2021년 1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시한 국방 5개년 계획의 ‘핵심 5대 과업’에 ‘수중 발사 핵 전략무기 보유’가 포함돼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해 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5대 중점 목표 중 미진된 과업을 빠른 기간 안에 집행하는 것이 중심 과업”이라고 강조했다.

군은 북한 담화에 대해 “북한의 최근 행태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자,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명백한 도발 행위로 엄중 경고하며,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합참 관계자는 “한·미가 북한의 무기 개발 동향을 지속적으로 추적하고 있다. 북측이 이번 시험을 언제, 어디서 진행했는지 공개하지 않은 만큼 진위 여부도 분석 중”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 어뢰를 전력화하기 위해선 핵탄두의 소형화와 원격 제어기술 등을 갖춰야 하는데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평가한다.

한편 러시아 크렘린궁은 19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 날짜가 현재 조율 중이며 확정되면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외교 채널을 통해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를 방문한 최선희 북한 외상과 일정 조율을 하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 들여진다. 푸틴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한 것은 2000년 7월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북·러의 군사 협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커지고 있다. 프라나이 바디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선임 국장은 18일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대담에서 “러시아와 북한 간의 전례 없는 수준의 협력을 주목해야 한다”며 “앞으로 10년간 이 지역을 위협하는 북한의 성격이 극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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