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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임종석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재수사 한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검찰이 문재인 정부 당시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을 놓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당시 청와대 민정수석)과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을 재수사한다.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충분치 않다며 불기소 처분한 지 4년 만이다.

서울고등검찰청은 18일 “기존 수사기록, 공판기록 및 최근 서울중앙지법 판결 등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조 전 장관과 임 전 실장에 대한 재기수사를 결정했다. 재기수사 명령은 상급 검찰청이 항고·재항고를 검토해 다시 수사하라고 지시하는 절차다. 이번 재기수사 대상엔 이광철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송철호 전 울산시장,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도 포함됐다.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의 핵심은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청와대가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당시 울산시장) 관련 첩보를 경찰에 하달하고, 송 전 시장이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선출되도록 개입·지시했다는 내용이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2020년 1월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3명을 무더기 기소했지만, 조 전 장관과 임 전 실장은 불기소 처분했다. “범행에 가담했다는 강한 의심이 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까지 확인 가능했던 증거나 정황들만으로는 혐의를 입증하기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두 사람은 송 전 시장의 경쟁자였던 임동호 전 민주당 최고위원과 심규명 변호사에게 다른 자리를 제안하며 경선 불출마를 종용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문해주 당시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이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 관련 비리 의혹을 가공한 ‘첩보문건’을 경찰에 하달하는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도 있다.

검찰의 이날 재기수사 명령은 지난해 11월 1심에서 송 전 시장과 황 의원 등 핵심 피의자들이 대거 실형을 선고받은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재수사는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에 배당됐다.

조 전 장관은 이에 대해 페이스북에 “끝도 없는 칼질이 지긋지긋하지만, 검찰이 부르면 언제든지 가겠다”는 글을 올렸다. 임 전 실장도 YTN에 출연해 “다시 수사를 재기한다는 것은 명백한 정치 탄압”이라고 반발했다.

한편 이날 대전지검은 문재인 정부에서 집값 등 국가 주요 통계를 조작했다는 의혹과 관련,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했다. 지난 16일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소환조사한 지 이틀 만이다.

장 전 실장은 2017년 6월 아파트 매매가 통계를 법정 시한보다 먼저 받아 볼 수 있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감사원은 당시 청와대와 국토부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4년간 최소 94차례 이상 한국부동산원이 통계 수치를 조작하도록 요구했다고 판단, 장 전 실장 등 22명을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장 전 실장은 문 전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17년 6월부터 “주 1회 통계 공표로는 대책 효과를 확인하기 부족하다”며 국토부에 집값 변동률 ‘확정치’(7일간 조사 후 다음 날 공표)를 발표하기 전 ‘주중치’(3일간 조사 후 보고)와 ‘속보치’(7일간 조사 후 즉시 보고)를 보고하도록 요구했다. 작성 중인 통계를 공표 전 다른 기관에 제공하는 것은 통계법 위반이다.

장 전 실장 등은 “시장 상황을 정확하고 신속하게 파악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의 일환”이었다며 “현 정부의 감사 조작”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장 전 실장에 이어 김수현·김상조 전 실장 등에 대한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지난 8일 구속영장이 기각된 윤성원 전 국토부 차관과 이문기 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행복청장)에 대한 영장 재청구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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