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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면 꼬리 잘린다…폐그물 걸린 새끼 돌고래 구조 작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 살 안 된 새끼 돌고래에게 무슨 일이….

남방큰돌고래가 지난해 12월 28일 대정읍 영락리·일과리 해안에서 꼬리에 폐그물을 매단채 유영하는 모습이 발견됐다. 사진 제주대 돌고래연구팀, 다큐제주

남방큰돌고래가 지난해 12월 28일 대정읍 영락리·일과리 해안에서 꼬리에 폐그물을 매단채 유영하는 모습이 발견됐다. 사진 제주대 돌고래연구팀, 다큐제주

꼬리 쪽에 폐그물이 걸려 위험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새끼 남방큰돌고래 구조 작전이 펼쳐진다. 구조 작전은 해경과 해양수산부 관계자 등 10여명이 투입되는 고난도 작업이 될 전망이다.

18일 제주도 등에 따르면 도는 해양수산부·제주대 등과 함께 제주 해안을 떠돌고 있는 새끼 남방큰돌고래 구조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이 돌고래는 지난해 11월 1일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인근 해역에서 1.5~2m 길이의 미확인 물체에 걸린 채 목격됐다. 제주대 돌고래연구팀은 12월 말쯤 모니터링을 통해 해당 물체가 폐그물임을 확인했다. 이 돌고래는 지금까지 두 달 넘게 그물을 달고 위험스럽게 활동하고 있다. 돌고래연구팀은 이 돌고래가 태어난 지 1년 이하 어린 개체로 보고 있다. 남방큰돌고래의 태어날 당시 평균 몸길이가 0.9~1m 정도인데 현재의 크기는 1.1~1.2m 정도다.

“잠수 어려워하고 행동 부자연스러워”

지난 2017년 제주바다로 돌아간 남방큰돌고래 금등 대포. 최충일 기자

지난 2017년 제주바다로 돌아간 남방큰돌고래 금등 대포. 최충일 기자

이 돌고래는 꼬리에 걸린 그물에 해초 등 부유물이 걸린 상태여서 행동에 제약을 받고 있다. 게다가 어린 개체여서 성장에 따라 위험이 커질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만약 폐그물이 걸린 상태가 지속하면 자라면서 그물이 살을 파고들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심하면 해당 지느러미가 잘려나가고, 먹이 활동 등에 어려움을 겪어 생존 자체가 힘들어지게 된다.

연구팀 관계자는 “해당 돌고래를 지속해서 모니터링 한 결과, 발견 초기보다 잠수를 어려워하고 행동이 부자연스러워진 모습이 눈에 띄게 보인다”며 “특히 꼬리뿐 아니라 입 쪽 일부에도 폐그물이 걸려 있어 더 걱정”이라고 했다.

“그물로 잡아 끊어주거나, 직접 끊어주거나”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를 유영하는 제주 남방큰돌고래 무리. 사진 최충일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를 유영하는 제주 남방큰돌고래 무리. 사진 최충일

이에 연구팀은 우선 남방큰돌고래가 활동하는 연안 500m 내 수중 쓰레기 정화작업이 우선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검토 중인 구조 방법은 두 가지다. 첫째는 고등어와 전갱이 등을 잡는 선망어구를 이용해 남방큰돌고래를 포획한 뒤 꼬리와 입 등에 달린 그물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선망어구는 기다란 사각형 그물로 포획대상을 둘러싼 후 그물의 아랫자락을 죄어서 목표물을 잡는 장비다. 둘째 방법은 바다에서 가두리 형태 그물에 돌고래를 넣은 후 사람이 접근해 폐그물을 끊어주는 게 있다. 연구팀은 쓰레기를 치운 뒤 늦어도 오는 3월까지 남방돌고래를 구조할 방침이다.

구조작업에는 10여명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돌고래연구팀과 해수부·제주도·해경 등 공무원까지 동원해야 한다고 한다. 김병엽 제주대 돌고래연구팀 교수는 “해당 돌고래가 최근 대정읍 인근 바다에 머물러 있는 만큼 이 해역의 바닷속 지형조사가 우선 돼야 안전하게 돌고래를 포획할 어구를 정할 수 있다”며 “국내 첫 구조 작업이고, 함께 붙어있는 어미 남방큰돌고래가 어떻게 반응할지도 변수라 계획을 세우는 데 고심 중”이라고 했다.

국제 멸종위기종인 남방큰돌고래는 제주에서만 발견된다. 2019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멸종위기 직전 상태인 적색목록상 ‘준위협종’으로 분류했다. 발견 개체 수는 2008년 124마리에서 2009년 114마리, 2010년 105마리로 줄었다가, 2017년 117마리, 2024년 현재 120여 마리 수준으로 회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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