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재명 지사 때 지역화폐 운영사, 연 2261억 선금 임의 투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감사원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기지사 시절 시행한 경기도 지역화폐 사업이 부실하게 관리됐다고 밝혔다. 17일 공개된 ‘경기도 정기감사 결과’에 따르면, 지역화폐 운영대행사인 A사는 지역화폐 선수금을 임의로 채권에 투자하고 관계사 유상증자에도 쓴 것으로 드러났다.

지역화폐 선수금은 사용자 충전금(90%)과 지자체 예산(10%)으로 조성된다. 이 돈이 선수금 계좌에 입금되고 시민들이 가맹점에서 지역화폐를 쓰면 선수금 계좌에서 가맹점으로 돈이 빠져나간다. A사는 지역화폐 체크카드 수수료(0.6~0.8%)를 받는다. 선수금 총액은 2019년 3497억원에서 2022년 4조6723억원으로 늘었다.

A사는 선수금을 자사 계좌에 이체한 뒤 회사채 매수 등에 썼다. A사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9~2021년까지 3년간 연평균 2261억원의 선수금을 임의로 투자해 최소 26억원의 운용수익을 챙기고 선수금 이자도 가져갔다. A사는 2020년 5월엔 선수금 중 100억원을 자회사인 B사의 유상증자에도 사용했다. 감사원은 이후 A사가 반환한 100억원의 자금 출처도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경기도가 A사와 맺은 모호한 협약 조항과 공무원의 감독 부실로 이런 일이 가능했다고 밝혔다.

2021년 10월 관련 법 개정으로 A사는 각 시·군에 지역화폐 선수금 잔액을 이관했지만 지자체가 추산한 지역화폐 사용액과 이관 내역은 238억원까지 차이가 났다. A사가 선수금 계좌를 시·군별로 분리하지 않은 채 자사 계좌와 연동해 활용하면서 관리에 소홀한 결과라는 게 감사원의 시각이다. A사 특혜 의혹에 대해선 경찰이 수사 중이다. 감사원은 A사의 대표이사 등에게 횡령 혐의가 있다고 보고 경찰에 자료를 전달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