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인공 달까지 띄웠다… 3일간 300만 명 다녀간 중국 도시 어디?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차이나랩’ 외 더 많은 상품도 함께 구독해보세요.

도 함께 구독하시겠어요?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의 '국제 빙등제'에서 대형 얼음 건축물들이 화려한 색상을 자랑하고 있다. 하얼빈 빙설대세계 공식 홈페이지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의 '국제 빙등제'에서 대형 얼음 건축물들이 화려한 색상을 자랑하고 있다. 하얼빈 빙설대세계 공식 홈페이지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시가 최근 중국인들 사이에서 최애 관광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헤이룽장성 문화 관광부의 통계에 따르면 2024년 중국 신정 연휴 3일간 하얼빈시는 총 304만 8000명의 관광객이 방문해 전년 대비 441.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관광 수입은 59억 1400만 위안(약 1조 816억 원)으로 전년 대비 791.92% 증가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얼빈 ‘국제 빙등제’가 지난 18일 처음 개장한 후 약 4시간 만에 4만 명의 방문객이 입장하면서 혼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관광객들이 몰려오자, 현지 상인들은 함박웃음을 지었다. 하얼빈시 상업국의 데이터에 따르면, 숙박 및 식당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들 업계의 매출도 전년 대비 129.4% 증가했다. 성 소피아 대성당과 시장, 사우나들은 급속도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하얼빈에 위치한 훠궈 브랜드 하이디라오는 매출이 85% 증가했다고 전했다.

중국철도하얼빈그룹(中國鐵路哈爾濱侷集團)은 연휴 기간 총 144만 6000명의 승객을 하얼빈으로 수송했다며 “역대 최고치”라고 덧붙였다. 하얼빈에서 사우나를 운영하는 한 네티즌은 소셜 미디어에 “손님들이 매일 줄을 서고, 직원들이 식사조차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로 바쁘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한 전문가는 하얼빈시의 관광 신드롬이 지난해 일었던 쯔보(淄博)시의 열풍과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쯔보시는 소셜 미디어를 통한 입소문으로 한 달 만에 480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하며, ‘2023년 중국 인기 도시’ 1위에 선정됐다. 실제로 하얼빈시는 겨울철을 겨냥하여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활용해 하얼빈 관광지를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허징(何晶) 헤이룽장성 문화 여유청 청장은 “올해의 흥행은 우연이 아닌, 일 년간의 준비와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한 홍보 덕분”이라고 밝혔다.

하얼빈시 소피아 광장에 지름 5m의 인공 달이 떠올랐다. 40미터 높이의 하늘에 떠 있는 달과 성 소피아 성당이 만나 아름다운 장면을 연출했다. 헤이룽장신문망(黑龍江新聞網)

하얼빈시 소피아 광장에 지름 5m의 인공 달이 떠올랐다. 40미터 높이의 하늘에 떠 있는 달과 성 소피아 성당이 만나 아름다운 장면을 연출했다. 헤이룽장신문망(黑龍江新聞網)

하얼빈시의 적극적인 소통은 관광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한 네티즌이 소셜 미디어에 “성 소피아 대성당에서 사진을 찍을 때 달이 있으면 좋겠다”고 댓글을 달자, 지자체에선 피드백을 즉각 반영해 직경 5m에 달하는 인공 달을 설치했으며, 또 다른 네티즌이 “하얼빈 정말 춥더라. 몸을 녹일 공간이 필요하다”는 댓글을 달자, 지자체에선 관광객들이 몸을 녹일 수 있는 난방 시설을 거리 곳곳에 마련했다.

문화 여유청 청장 허징은 “관광객들의 비판과 제안에 관심을 기울이고, 적극적으로 대응하여, 지속해서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그는 “하얼빈의 관광 열기가 지속할 수 있도록, 많은 시민이 적극적으로 참여해달라”고 독려했다.

하얼빈의 신드롬급 열풍에는 지역 주민과 상인들의 역할이 컸다. 지역 상인들은 관광객들에게 따뜻한 차와 몸을 녹일 수 있는 휴식처를 제공했으며, 지역 시민들은 무료 운전기사를 자처해 관광객들의 이동 편의를 지원했다.

중국 소셜 미디어 웨이보엔 지역사회의 도움을 받은 관광객들의 훈훈한 소식들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한 상인은 펑파이신문(澎湃新聞)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이 하얼빈을 방문한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내 고향이 사람들에게 알려져 정말 자랑스럽다”며 “관광객들에게 하얼빈의 따스함을 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 밝혔다.

 얼음 미끄럼틀을 타기 위한 사람들로 긴 줄이 늘어서 있다. 진르터우탸오(今日頭條)

얼음 미끄럼틀을 타기 위한 사람들로 긴 줄이 늘어서 있다. 진르터우탸오(今日頭條)

하얼빈 열풍에 동북 3성 (헤이룽장성, 지린성, 랴오닝성)도 미소 지었다. 소매 플랫폼 메이퇀(美團)에 따르면 치치하얼(齊齊哈爾)시, 다칭(大慶)시 및 기타 도시의 관광 주문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며, 치치하얼시는 연휴 기간 숙박, 티켓 관련 주문량이 전년 대비 160.2%, 레저 및 엔터테인먼트 관련 주문이 전년 대비 866.5%, 온라인 식음료 거래 주문량이 전년 대비 326.6% 증가했다고 밝혔다.

사우나 이용객도 크게 증가했다. 메이퇀에 따르면 설 연휴 첫 이틀 동안 사우나의 주문량은 전년 대비 180% 증가했으며, 그중 선양(瀋陽)시, 창춘(長春)시 사우나 이용자 증가율이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2024년 1월 5일 중국 빙설관광발전포럼(冰雪旅遊發展論壇)에서 발표된 보고서에서 하얼빈은 2024년 겨울 관광 도시 1위에 선정됐다. 보고서는 “하얼빈이 동북 지역의 새로운 이미지를 구축하고, 새로운 환경을 조성하며, 동북 전역의 부흥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내년 겨울 하얼빈의 인기가 올해처럼 이어질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정황지 차이나랩 에디터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