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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10만원 한식당서 9명 26만원?…조성경 차관 '수상한 법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조성경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이 지난달 26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열린 '다누리 임무 운영 성공 및 다누리의 스펙타클 365전 개최 기념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성경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이 지난달 26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열린 '다누리 임무 운영 성공 및 다누리의 스펙타클 365전 개최 기념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성경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이 법인카드 사용 내용을 거짓으로 신고한 정황이 드러났다. 그 과정에서 소고기 1인분이 10만원인 식당에서 6명이 21만원을 쓰는 등의 모순도 여럿 발견됐다.

15일 JTBC 보도에 따르면 조 차관의 지난해 업무추진비 집행내역에는 실제 음식 가격과 맞지 않는 결제 내역이 다수 등장했다.

예를 들어 조 차관은 지난해 9월 26일 저녁에는 서울 종로구의 A한식당에서 과학기술계 현장 전문가 의견 수렴을 목적으로 9명이 식사비 26만원을 썼는데, 이곳은 저녁엔 1인당 9만 8000원의 코스요리만 판매하는 고급 식당이었다. 1인당 식사비 3만원 규정을 지키기 위해 인원을 허위로 신고한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해 7월 19일 저녁에는 서울 강남구 도곡동 자택 인근 소고기 전문점 B식당에서 연구현장 전문가들과 6명이서 21만 8000원을 지출했다. 그런데 이곳은 등심 1인분(110g)을 9만 8000원에, 안심을 12만원에 파는 고가의 식당이었다. 21만원이면 B식당에서는 2인분을 겨우 먹을 수 있는 돈이다.

조 차관의 지난해 업무추진비 집행내역에는 소고기 1인분을 10만원에 파는 식당에서 6명이서 21만원을 쓰는 등의 모순이 여럿 발견됐다. 사진 JTBC 캡처

조 차관의 지난해 업무추진비 집행내역에는 소고기 1인분을 10만원에 파는 식당에서 6명이서 21만원을 쓰는 등의 모순이 여럿 발견됐다. 사진 JTBC 캡처

같은 달 25일에는 우주청 설립과 관련해 전문가들과 9명이 30만 6000원을 썼다. 지난해 8월에는 도곡동 인근 또다른 소고기 전문점에서 연구현장 전문가들을 만난다며 9명이 28만 2000원을 지출했다.

조 차관은 이런 식으로 자택 인근에서 고깃집, 중국집, 초밥집, 제과점 등을 여러 차례 이용했다. 대부분 과학기술계 인사들을 만난다는 명목이었다.

조 차관은 “대전 대덕단지에 있는 분들을 집 앞까지 부른 건가”라는 JTBC 기자 질문에 “근처에 계시는 분들과 만났다”라거나 “운전하는 주무관을 배려했다”고 해명했다. 차를 오래 타지 않기 위해 집 가까운 곳에서 모임을 했다는 취지다. 그러면서 “단 한 푼도 국민 세금을 개인적으로 쓴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대통령실 과학기술비서관 출신인 조 차관은 지난달 12일 연구개발 예산 삭감 문제와 관련해 “과학기술계 카르텔 때문에 예산이 부정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취지로 말하며 특정 사업과 기관 등을 지목해 논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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