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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사거리 일대 새문안로 지하화, 그 위에 돈의문 복원 검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서울시가 종로구 정동 사거리 일대 새문안로를 지하화하고 그 위에 돈의문(敦義門·서대문)을 복원하는 계획을 검토 중이다.

15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가 의뢰한 ‘경희궁지 일대 종합 공간 구상’용역 초안이 최근 나왔다. 여기에는 경희궁지(10만1174㎡)를 비롯해 이와 인접한 돈의문박물관마을·서울시교육청·서울시민대학·국립기상박물관 등 4대 공공부지(3만5230.4㎡) 개발 계획 검토안이 담겼다.

김영희 디자이너

김영희 디자이너

용역안에 따르면 2026년까지 신문로 정동사거리 인근 돈의문박물관마을을 철거해 도심형 공원으로 만든다. 실제로 서울시는 지난해 9월 용역 계약을 체결하면서 ‘돈의문박물관마을·교육청 부지 활용 방안을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돈의문박물관마을은 2018년 고(故) 박원순 시장 시절 조성했다. 당시 박 전 시장은 ‘마을 원형을 유지한다’며 330억원을 투입해 도시재생방식으로 40개 동 규모 마을을 만들었다. 원래 식당이 모여 있는 ‘새문안 마을’이라는 동네였는데 낡은 집을 보존하고 벽화를 그렸다.

나아가 용역안에는 2035년까지 새문안로를 지하화하고 돈의문을 복원하는 내용도 있다. 서울역사박물관에서 강북삼성병원까지 새문안로 약 400m 구간(왕복 8차로)에 지하 차로로 만들고 그 위에 돈의문과 공원을 만드는 방안이다.

경희궁 정문인 흥화문(興化門)과 어도(御道·임금이 다니던 길)도 복원한다. 서울시가 1998년 서울역사박물관·경희궁 앞 버스 정류장 주변에 복원한 흥화문은 원래 자리가 아니다. 용역안에는 흥화문을 종로구 구세군회관 인근으로 이전하고, 여기서부터 경희궁 숭정전까지 어도를 만드는 방안을 제안했다.

경희궁 서쪽 지역도 정비한다. 2025년 이전 예정인 서울교육청 자리에 관광 문화 복합시설을 만들고, 원래 서울시교육청 정문 쪽에 있던 숭의문(崇義門)도 복원한다. 돈의문은 한양 도성 사대문 가운데 유일하게 실물이 남아 있지 않다. 조선 왕조는 동대문인 흥인문, 서대문인 돈의문, 남대문인 숭례문, 북대문인 홍지문 등 사대문을 만들었다. 돈의문은 세종 4년인 1422년 지었는데 1915년 일제가 도로 확장을 이유로 철거했다. 서울시 정성국 공간전략과장은 “문화재청과 복원 방안을 논의하는 등 계속 검토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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