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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윙 때 손이 26㎝ 더 움직인다…드라이버를 가장 잘 치는 남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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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루드비히 오베리는 ‘차세대 타이거 우즈’라 불리는 거물급 신인이다. 지난 10일 소니 오픈 프로암에 출전한 오베리. [AFP=연합뉴스]

루드비히 오베리는 ‘차세대 타이거 우즈’라 불리는 거물급 신인이다. 지난 10일 소니 오픈 프로암에 출전한 오베리. [AFP=연합뉴스]

지난해 11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RSM 클래식이 열린 미국 조지아주 씨아일랜드 골프장.

드라이버를 잡고 파 4인 5번 홀(394야드)에 두차례나 온그린한 선수가 있었다. 프로가 된 지 5개월밖에 안 된 이 선수의 이름은 루드비히 오베리(24·스웨덴).

5번 홀은 오른쪽으로 휘어진 도그레그 홀이어서 티잉 구역에서 핀까지의 직선거리는 345야드 정도였다. 그래도 그린 바로 앞에 물이 있어 1온을 시도하는 선수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오베리는 거침없이 드라이버로 온그린에 성공했다. 결국 그는 3, 4라운드에서 각각 61타를 쳐 합계 29언더파로 우승을 차지했다.

요즘 골프계에서 가장 ‘핫’한 선수는 오베리다. 전 세계에서 드라이버를 가장 잘 치는 사나이, 차세대 타이거 우즈라는 평가를 듣는다. 브라이슨 디섐보처럼 장타를 위해 몸을 불리거나 과도하게 꼬지도 않는다. 간결하고 부드러운 데도 엄청난 힘이 실린 스윙을 한다. PGA 투어는 “AI에게 가장 완벽한 스윙을 만들라고 하면 오베리의 스윙을 가져올 것”이라고 소개했다.

최근 PGA 투어 개막전이 열린 하와이 마우이 섬 카팔루아 리조트에서 오베리를 만났다. 오베리는 아마추어 1위 출신으로 텍사스 테크대학 졸업 후인 지난해 6월 프로에 전향했다. 그리고는 1년도 되지 않아 PGA 투어와 DP 월드 투어에서 모두 우승했다.

오베리의 키는 1m91㎝다. 지난 시즌 PGA 투어에서  토털 드라이빙 1위였다.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 317야드(6위), 페어웨이 안착률 65%(27위)를 기록했다. 파워와 정확성을 모두 갖췄다는 뜻이다.

드라이버를 잘 치는 비결은 뭘까. 오베리는 “드라이버를 잡고 스피드 훈련을 많이 했다. 확실히 타깃을 정한 뒤 볼이 어떻게 날아갈지 상상을 하고 쳐야 정확도가 높아진다”고 말했다. 장타의 비결을 묻자 오베리는 “세게 쳐야 한다. 어릴때부터 드라이버 치는 걸 좋아했고 정확성 보다는 파워 위주로 경기했다. 단순하게 해야 한다. 볼을 휘어 치려는 선수도 있는데 그러다가는 너무 복잡해진다. 또한 정타를 맞히는 게 중요하다. 그다음은 나도 잘 모르겠다”고 했다.

지난해 11월 PGA투어 RSM 클래식 우승 직후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오베리. [AP=연합뉴스]

지난해 11월 PGA투어 RSM 클래식 우승 직후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오베리. [AP=연합뉴스]

골프 생체역학 박사인 사쇼 매킨지는 골프 다이제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백스윙 동작을 할 때 손이 움직이는 거리가 긴 것이 바로 오베리 장타의 비결”이라고 했다. 매킨지에 따르면 스윙은 여러가지 방법으로 파워를 만들어내는데 그 중 가장 중요한 건 손의 이동 길이다. 아마추어 고수는 평균 50인치(127㎝) 이내, 프로는 60인치, 오베리는 70인치(178㎝)라고 했다.

백스윙 시 손의 이동 경로가 길면 근육이 늘어날 시간 여유가 있어 부드럽게 힘을 모을 수 있다. 다운스윙할 때는 가속 시간이 길어져 볼에 더 많은 에너지가 전달된다. 비행기에 비유하면 이륙하기 전 긴 활주로를 달리는 것과 짧은 활주로를 달리는 것의 차이다.

물론 손 움직임이 전부는 아니다. 존 람은 백스윙이 짧은 편인데도 장타를 친다. 그러기 위해서 다운스윙에서 힘을 발휘해야 한다. 오베리의 스윙이 존 람의 스윙보다 부드러워 보이는 이유다.

오베리의 별명은 ‘차세대 타이거’ ‘켄 인 바비(Ken in Barbie : 바비 인형의 남자 친구 켄)’다. 대학 시절 오베리를 가르친 그렉 샌즈 감독은 “잘 생기고, 항상 훈련하고, 문제를 전혀 안 일으키는, 골프를 위한 완벽한 인간이라 이런 별명이 붙었다”고 설명했다.

PGA 투어 시즌 막바지에 들어와 센세이션을 일으켰다는 점에서 김주형(2022년)과 오베리(2023년)는 비슷하다. 시즌 후반 투어에 데뷔해 신인왕을 타지 못한 것도 흡사하다. 오베리는 “김주형은 대단한 활약을 했는데 아직 나이가 21세라니 놀랍다. 많은 우승을 할 것 같다. 앞으로 친하게 지내고 싶다”고 말했다.

스웨덴의 인구는 1067만 명에 불과하다. 날씨가 추운데도 뛰어난 골퍼가 많다. 오베리는 “스웨덴 골프협회의 지원 시스템이 좋다. 안니카 소렌스탐은 만난 적은 없지만, 소렌스탐 상을 받긴 했다. 그는 존재 자체로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데뷔하자마자 맹활약을 해서 주위의 기대가 크다. 오베리는 “기대가 커졌지만 나는 신경 쓰지 않는다. 내가 하던 걸 꾸준히 하면서 집중력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루드비히 오베리

◦ 출생 : 1999년 10월 31일(스웨덴 에슬레프)
◦ 골프시작 : 10세
◦ 대학 : 텍사스 테크 대학
◦ 체격 : 1m91㎝, 86㎏
◦ 주요 경력 : 벤 호건상(미국 대학 최고 선수) 2차례 수상
              아마추어 세계 랭킹 1위
◦ 프로 우승 : PGA 투어 RSM 클래식
              DP 월드 투어 오메가 유러피언 마스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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