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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영, 예멘 10여 곳 대공습...미사일∙전투기, 후티반군 응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6일(현지시간) 홍해에서 '번영의 수호자 작전'을 수행 중인 영국 구축함 HMS 다이아몬드호의 모습. '번영의 수호자 작전'은 예멘 후티 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지지한다는 명분으로 홍해에서 민간 선박을 공격하는 것에 대응해 미국과 동맹국들이 창설한 다국적 해상 안보 작전이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6일(현지시간) 홍해에서 '번영의 수호자 작전'을 수행 중인 영국 구축함 HMS 다이아몬드호의 모습. '번영의 수호자 작전'은 예멘 후티 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지지한다는 명분으로 홍해에서 민간 선박을 공격하는 것에 대응해 미국과 동맹국들이 창설한 다국적 해상 안보 작전이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영국이 12일(현지시간) 친이란 예멘 반군인 후티와 관련한 예멘 내 표적에 폭격을 가했다. 이는 지난해 말 홍해에서 후티의 상선 공격이 시작된 이후 다국적군의 첫 공습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후티의 홍해 위협에 대한 직접 대응으로 이날 폭격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과 영국의 이날 폭격이 캐나다, 호주, 바레인, 네덜란드 등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AP통신은 복수의 미 관료들을 인용해 미국과 영국이 사용하는 장소 10여곳에 순항 미사일 토마호크와 전투기, 선박, 잠수함 등을 동원해 대규모 폭격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관료들에 따르면 표적에는 후티의 물자지원 중심지, 방공 시스템, 무기 저장소 등이 포함됐다.

스푸트니크 통신은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예멘 서부 해안 홍해의 호데이다에서 공습이 시작됐으며 사나에서 세 차례 공습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 또한 후티가 장악하고 있는 예멘의 수도 사나에서도 폭음이 들린다고 보도했다.

미군이 그간 이라크와 시리아 내에서 친이란 무장세력을 타격한 적은 있으나 예멘을 공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 국방부는 예멘 내 시설에 대한 타격 계획을 수립해 이를 전날 의회에 보고했다고 CNN방송은 전했다.

후티도 자신들이 장악하고 있는 수도 사나를 비롯한 여러 도시에 대한 피격 사실을 인정했다. 후티의 관리인 압둘 카데르 알모르타다는 엑스(X·옛 트위터)에 "예멘을 상대로 한 미국·시오니스트(이스라엘)·영국의 공격이 수도 사나, 호데이다주, 사다, 다마르에서 여러 차례 있었다"고 밝혔다.

한국 등 10개국 美英의 후티 공습 지지 성명

이날 한국을 비롯한 미국, 영국, 호주, 바레인, 캐나다, 덴마크, 독일, 네덜란드, 뉴질랜드 등 10개국 정부는 후티 반군에 대한 미·영 합동 공습을 지지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 국가는 성명에서 이번 공습을 유엔 헌장에 부합하는 고유 권리인 개별 및 집단 자위권에 따라 수행한 것으로 규정하며 "이러한 정밀 타격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수로 중 하나(홍해)에서 세계 무역과 국제 선원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후티의 역량을 교란 및 약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작년 11월 중순 이후 후티가 상업용 선박을 20차례 이상 공격한 것은 국제적인 도전"이라며 이번 공격이 항해의 자유와 국제 교역 보장, 불법적이고 정당화할 수 없는 공격으로부터의 선원 보호에 대한 공동의 약속을 보여준 것이라고 밝혔다.

성명에 참여한 10개국 가운데 미국과 영국은 직접 공격을 수행했고, 호주, 바레인, 캐나다, 네덜란드는 미·영의 공격을 지원했다.

한국은 직접 공습에 참가하거나 지원하지 않으면서도 국제 공동성명에 참여했는데, 이는 주요 무역국가로서 세계 교역의 중요한 길목을 지키자는 대의에 동참하려는 차원으로 보인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는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지원한다는 이유로 홍해를 지나는 상선을 약 30차례 공격·위협했다. 이에 미국은 다국적 안보 구상인 '번영의 수호자 작전'을 창설해 대응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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