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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분위기 해친다"…美 부촌서 입점 거부당한 맥도날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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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맥도날드 ‘드라이브-스루’ 매장. EPA=연합뉴스

미국 맥도날드 ‘드라이브-스루’ 매장. EPA=연합뉴스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인근의 부유층 거주지 주민자치회가 미국에 패스트푸드 체인 ‘맥도날드’의 입점 제안을 거부했다고 시카고 트리뷴 등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카고 북부 교외도시 윌멧(wilmette) 운영위원회는 ‘윌멧 1호점’ 오픈 계획을 승인하지 않기로 했다. 윌멧 운영위는 입점 거부에 대해 “주민들의 의견과 맥도날드 측 계획을 신중히 검토해서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입점 반대 청원 서명 운동을 벌이는 등 주민들의 거센 반발을 고려한 결정으로 보인다.

맥도날드는 윌멧의 한 간선도로 교차지점에 있는 단독 건물 부지에 매장을 열려고 했다. 해당 입지는 1990년대부터 있던 캐주얼 레스토랑 체인 ‘베이커스 스퀘어’(Bakers Square)가 2019년 4월 문을 닫은 후 빈 채로 남아있다. 동·서·북쪽이 주택가로 둘러싸여 있고 남쪽만 상업지구에 접해있다. 맥도날드는 이곳에 차에 탄 채로 음식을 살 수 있는 ‘드라이브-스루’(Drive-Thru) 시설을 갖춘 매장을 열려고 했다.

주민들은 드라이스-스루 맥도날드 매장이 교통량·소음·배기가스량을 증가시켜 주거환경을 악화시킬 뿐 아니라 타지역의 저소득층 사람들을 불러들여 안전에 대한 우려를 키울 수 있다면서 “맥도날드는 드라이브-스루라는 특수 시설 설치에 필요한 ‘용도 변형 허가’ 기준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조사 결과 맥도날드는 하루 평균 1000건의 판매를 하며 이 가운데 700~800건이 드라이브-스루로 이뤄진다”며 “오전 5시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영업시간을 기준으로 볼 때 1분당 1대의 차량이 들고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2021년 제정한 조례를 통해 윌멧 빌리지는 해당 구역에 지역 주민들의 편의 시설 및 업체를 입점시키기로 제한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맥도날드는 윌멧 주민들을 위한 시설이 아니며 동네 분위기를 해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시카고 도심에서 북쪽으로 약 30㎞ 떨어진 인구 2만8000명 규모의 미시간호변 마을 윌멧은 일리노이주의 부유층 다수 거주지 중 한 곳으로 중간소득 18만 달러(약 2억4000만원), 중간 주택가격은 78만7000달러(약 10억원)이며, 인구 구성은 백인이 80.9%를 차지한다.

시카고에 본사를 둔 맥도날드는 미국 내에서 1만350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며 일리노이주내 매장 수는 645개로 인구 1만9650명 당 1개 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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