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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뷰티 반도체'에 시선 쏠렸다…양자역학 응용한 이 측정기 [CES 2024]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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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근 한양대 석학교수팀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 2024에서 직접 개발한 ‘퀀텀닷(QD) 이미지센서 기반 자외선(UV) 피부측정기’를 선보였다. 라스베이거스=고석현 기자

박재근 한양대 석학교수팀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 2024에서 직접 개발한 ‘퀀텀닷(QD) 이미지센서 기반 자외선(UV) 피부측정기’를 선보였다. 라스베이거스=고석현 기자

‘세계 테크의 심장’ 소비자가전쇼(CES) 2024에서 한국 연구진의 ‘뷰티 반도체’가 큰 관심을 끌었다. 박재근 한양대 석학교수팀이 개발한 ‘퀀텀닷(QD) 이미지센서 기반 자외선(UV) 피부측정기’가 그 주인공이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엑스포 내 스타트업 전시관인 유레카 파크에서 만난 박 교수는 “CES에 세 번째 참가했는데, ‘QD 이미지센서’만 소개했던 지난 두 번과 달리 제품을 소개하니 여러 기업이 관심을 표했다”며 “뷰티·환경 등 수십 개의 글로벌 기업과 사업화를 구체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퀀텀닷’은 물질 크기를 나노미터(㎚·1㎚=10억 분의 1m)급으로 줄였을 때 전기·광학적 성질이 변하는 반도체 나노입자다. 박 교수팀은 이를 기반으로 빛을 디지털 신호로 변환해주는 반도체의 일종인 ‘CMOS 이미지 센서’(CIS)를 만들어냈다. 박 교수는 “양자역학을 이용하는 원리”라며 “일반 이미지센서는 사진을 적·녹·청(RGB)으로만 구분해 UV를 5%가량만 감할 수 있는데, QD 이미지센서는 대부분을 감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팀의 CES 참가는 2018년·2019년에 이어 올해가 세 번째다. 그는 “당시 ‘QD 이미지센서’를 소개한 뒤 글로벌 화장품·가전 회사와 계약을 맺고 연구개발(R&D)을 이어왔지만, 2020년 코로나19가 확산하며 사업화가 중단됐다”며 “그때부터 직접 제품을 개발하기로 마음 먹고, 수요처가 많은 분야를 찾던 중 ‘UV 피부측정기’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UV 피부측정기’는 QD 이미지센서가 장착된 측정기와 인공지능(AI) 기반 소프트웨어가 한 세트다. 박 교수는 “합성곱 신경망(CNN)을 이용한 딥러닝을 통해 피부 질환을 찾아낼 수 있도록 프로그램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전시장에 비치된 기기로 기자의 얼굴을 사진 찍듯 찍자, 피부 진피층 내 색소 침착을 비롯해 모공크기·피지 등이 모니터에 고스란히 나타났다.

박재근 교수가 ‘퀀텀닷(QD) 이미지센서 기반 자외선(UV) 피부측정기’를 통해 분석된 본인의 피부 상태를 설명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고석현 기자

박재근 교수가 ‘퀀텀닷(QD) 이미지센서 기반 자외선(UV) 피부측정기’를 통해 분석된 본인의 피부 상태를 설명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고석현 기자

박 교수는 “병원에서 의료기기로 사용하려면 허가를 받아야 해 현재 피부과 교수와 협력해 임상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며 “‘QD 이미지센서’로 대기오염의 원인물질인 질소산화물(NOx)·황산화물(SOx) 등을 탐지해낼 수 있는데, 이번에 만난 미국 환경기업들이 이 센서를 ‘가스누출 탐지에 활용하고 싶다’며 많은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CES에서 신사업의 기회가 열린 셈이다.

“세계 최초로 ‘퀀텀닷 테크놀로지’ 기술을 개발했는데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게 안타까웠어요. 처음엔 테크놀로지만 다른 필요한 기업에 이전해야겠다고 생각한 게 패착이었죠. 제품을 직접 만들어 가져오니 시장 반응이 확 바뀐 걸 느낄 수 있었어요. 올 연말에는 스마트폰용 UV 피부측정기를 출시하는 등 시장 공략에 더 박차를 가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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