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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車회사 맞나요?"…수소·AI·PBV 쏟아낸 현대차 부스에 긴 줄 [CES 2024]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수소 기술 전시를 보니 자동차 기업이 아니라 꼭 에너지 기업 같아요.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에도 힘을 쏟고 있는 것 같아 현대차가 보여줄 미래 모빌리티에 기대가 더 커졌습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소비자가전쇼(CES) 2024'가 열리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웨스트홀. 30분을 기다려 현대차 전시관에 입장했다는 엔지니어 데이비드 해리스는 엄지를 치켜들었다.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CES 2024'에 차려진 현대차 전시관. 사진 현대차그룹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CES 2024'에 차려진 현대차 전시관. 사진 현대차그룹

개막 이틀째에도 이곳에는 이른 아침부터 긴 줄이 늘어섰다. '수소와 소프트웨어로의 대전환 : 이즈에브리 웨이(Ease every way)'를 중심으로 진행된 전시를 보기 위한 행렬이었다.

전시관에 들어서자 자동차 대신 '수소' 스토리가 관람객을 맞이했다. 먼저 폐플라스틱을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공정이 벽면을 가득 채운 영상으로 화려하게 펼쳐졌다. 이어 현대글로비스·현대제철·현대로템 등 주요 계열사가 친환경 수소를 생산하고 저장·운송해 활용하는 전 과정이 9개의 미디어 테이블을 통해 재생됐다. 현대차는 이번 CES에서 기존 연료전지 브랜드 ‘HTWO’를 그룹의 수소 밸류체인 사업 브랜드로 확장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CES 2024'에 차려진 현대차 전시관. 수소 관련 전시물. 사진 현대차그룹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CES 2024'에 차려진 현대차 전시관. 수소 관련 전시물. 사진 현대차그룹

SDV에 대한 비전도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카메라·레이더 등을 활용한 자율주행이 어떤 방식으로 구동되는지 재현한 전시물 'SDV 전기·전자 아키텍처' 앞에도 관람객이 모여들었다.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에 종사하는 한 관계자는 “자율주행 등에서 앞서나가려는 현대차의 의지가 느껴졌다”라고 평했다.

무엇보다 큰 인기를 끈 것은 ‘미래 모빌리티 콘셉트 모델’이었다. 특히 맞춤형 인공지능(AI)을 이용해 탑승객의 일정 등을 파악하는 자율주행 '퍼스널 다이스'가 앙증맞은 외형으로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이밖에 현대차그룹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가 내놓은 물류 로봇 ‘스트레치’가 상자를 들어 올리는 시연이 펼쳐지는 등 자동차 기업에서 ‘혁신 기술 기업’으로 도약하려는 포부가 곳곳에서 묻어났다.

올해 현대차 CES 전시를 기획한 이상엽 현대제네시스 글로벌디자인 담당 부사장은 "단순 기술이 아니라, ‘고객 경험을 위한’ 기술로 진화할 때 기존의 자동차에서 한발 더 나아갈 수 있다”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2006㎡(약 607평), 기아 1022㎡(약 309평) 크기의 전시 부스를 마련해 역대 최대 규모로 운영했다.

현대차 전시장에서 큰 인기를 끈 미래 모빌리티 콘셉트 모델 '다이스'. 사진 현대차그룹

현대차 전시장에서 큰 인기를 끈 미래 모빌리티 콘셉트 모델 '다이스'. 사진 현대차그룹

5년 만에 CES에 부스를 차린 기아에도 종일 관람객이 몰렸다. 기아는 운전자 개개인에 맞춤한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를 미래 전략으로 제시했다. 전시공간을 파크·시티·홈·팩토리 4개로 구분해 PBV 콘셉트 모델 5종을 공개했다.

내년 출시할 ‘PV5’가 가장 눈길을 끌었다. 자유롭게 방향을 전환할 수 있는 시트, 휠체어 승하차를 위한 리프트 등이 탑재돼 이목을 끌었다. 맞춤형 차량인 PBV는 차량 모듈을 레고처럼 교체할 수 있는데, 이를 쉽게하는 '이지 스왑' 기술도 시연됐다. 이지 스왑으로 배달 차량을 캠핑카 혹은 창고로 쉽게 바꿀 수 있다.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CES 2024'에 차려진 기아 전시관. 사진 현대차그룹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CES 2024'에 차려진 기아 전시관. 사진 현대차그룹

단거리 물류운송을 위한 소형차량 PV1이 시연될 때는 관람객이 더욱 몰려들었다. 자유자재로 회전하는 바퀴로 좁은 공간을 누비는 모습에는 감탄사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기아·우버 “PBV 함께 키우자”

지난 10일(현지시간) 'CES 2024'에서 기아가 우버와 PBV 사업 확대를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사진 현대차그룹

지난 10일(현지시간) 'CES 2024'에서 기아가 우버와 PBV 사업 확대를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사진 현대차그룹

기아는 글로벌 승차공유 서비스 기업 우버와 'PBV 사업 확대'를 위한 파트너십도 체결했다. 양사는 우버 운전자와 탑승객에 최적화된 PBV를 개발·공급하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 기아는 내년 양산을 시작할 기아의 PV5를 기반으로 ‘우버용 PBV’를 제작·공급한다. 또 소프트웨어와 데이터, AI에 기반해 사용자 중심의 솔루션을 지속해서 개발할 예정이다. 기아는 PBV 고장을 막기 위한 진단 서비스도 제공한다.

윤승규 기아 북미권역 본부장은 “기아는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업계를 선도하는 하드웨어 기술과 수준 높은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로 모빌리티 경험을 향상하고자 한다”며 “기아 PBV는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며, 양사가 추진하는 전동화 및 지속가능성 목표를 성취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잔 앤더슨 우버 글로벌비지니스사업부장은 “기아와의 협력을 통해 더 많은 우버 사용자들이 업무 생산성을 높일 수 있기를 바라며, 이를 통해 전기차(EV)로의 전환이 촉진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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