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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후계자’ 34세 총리, 첫 동성애자 대통령 될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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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가브리엘 아탈 새 프랑스 총리가 9일 파리에서 취임 연설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가브리엘 아탈 새 프랑스 총리가 9일 파리에서 취임 연설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탄생한 프랑스 최연소, 첫 동성애자 총리가 ‘마크롱의 후계자’로 주목받고 있다. 가브리엘 아탈(34) 프랑스 신임 총리는 이날 취임사에서 “역대 최연소 대통령이 최연소 총리를 임명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에마뉘엘 마크롱(46)을 정치적 멘토로 꼽아 ‘마크롱 보이’로 불려온 아탈은 이번 인선을 계기로 여당의 유력 대선 주자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아탈 총리는 현재 프랑스에서 가장 인기있는 정치인이다. 지난달 입소스 여론조사에 아탈의 지지율은 40%로 1위를 차지했고, 지난 대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마린 르펜 국민연합 대표보다 3%포인트 앞섰다.

아탈 총리는 중도·좌파 정치인으로 분류되지만 우파 진영에서도 호감을 얻고 있다. 지난해 7월 교육부 장관에 오른 후 이슬람권 여성 전통의상인 ‘아바야’의 교내 착용을 금지하고, 기초 학력 증진을 추진하는 교육 개혁을 추진했다. 이를 통해 좌파·우파 양쪽에서 지지를 얻었다.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이 아탈에게 2027년 대선 출마를 권유했다고 라 트리뷴이 보도했다.

아탈 총리는 16세에 사회당에 입당했고, 명문 파리 정치대(시앙스포)를 나왔다. 2016년 마크롱의 대선을 지원하기 위해 전진하는공화국(현 르네상스)에 합류한 후 이듬해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2020년 코로나19 국면에서 정부 대변인을 맡아 화려한 언변으로 대중적 인기를 얻었다. 만약 그가 2027년 37세로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프랑스 역대 최연소 대통령’이 된다. 마크롱 대통령은 39세에 대통령이 됐다.

아탈에겐 총리직이 혹독한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 인선으로 국면 전환을 노리고 있지만, 연금 개혁과 이민법 등 정권의 핵심 정책 추진 과정에서 여러 난관에 부딪혀 국정 동력이 떨어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7월 파리에서 열리는 하계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안전하게 치러야 하는 과제도 그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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