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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즈볼라 드론 공격에 이스라엘은 지휘관 제거…레바논 확전 위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스라엘군이 9일(현지시간)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무인기(드론)부대 책임자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헤즈볼라가 고위 지휘관 살해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 북부의 군 지휘본부를 드론으로 공격한 데 따른 맞대응이다. 확전 방지를 목표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중동을 방문 중인 가운데 이처럼 양측의 충돌이 이어지면서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IDF) 대변인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레바논 남부에서 헤즈볼라 공군부대 지휘관 알리 호세인 부르지가 탄 차량을 IDF가 폭격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그는 부르지에 대해 "폭발물과 드론을 이용해 이스라엘군을 상대로 한 작전을 수십 차례 지휘했고, 오늘(9일) 이스라엘 북부군 사령부 공격도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헤즈볼라는 같은 날 성명을 통해 "(부르지는) 적의 주장처럼 암살 시도를 받은 적 없다"고 부인했다.

앞서 헤즈볼라는 "드론을 동원해 이스라엘 북부 사페드에 있는 적군의 북부 사령부 지휘 본부를 공격했다"며 "헤즈볼라 고위 지휘관 위삼 알타윌 죽음에 대한 보복"이라고 밝혔다. 이 공격으로 인한 이스라엘군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스라엘은 대외적으로 헤즈볼라와의 확전을 원치 않는다고 밝히고 있으나, 헤즈볼라의 공격에 계속 맞대응하고 있다. 알자지라 통신에 따르면 9일까지 레바논에서 130여 명의 헤즈볼라 대원을 포함해 약 180명이 사망했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서 레바논 남부의 주민 수만 명이 피란 행렬에 나서고 있다고 가디언이 이날 전했다.

헤즈볼라 공군부대 지휘관 알리 호세인 부르지. 사진 X(옛 트위터) 캡처

헤즈볼라 공군부대 지휘관 알리 호세인 부르지. 사진 X(옛 트위터) 캡처

이날 가자 전쟁 발발 이후 네 번째로 이스라엘을 방문한 블링컨 국무장관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 등을 차례로 만났다. 블링컨 장관은 네타냐후 총리에 "추가 민간인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민간 인프라 시설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 지도부를 찾고 인질을 모두 구할 때까지 남부 칸 유니스 작전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갈란트 장관은 확전 방지를 위해 이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9일 블링컨 장관과 면담에서 그는 "이란에 대한 압박 강화가 중요하며, 전쟁이 다른 전장의 확전 방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스라엘은 오는 11~12일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서게 된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이 ICJ에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집단학살을 벌이고 있다"며 이스라엘을 제소했기 때문이다.

1948년 '집단 학살 죄의 방지와 처벌에 관한 협약'이 유엔에서 채택된 이후 이스라엘이 이를 위반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건 처음이다. 일각에선 ICJ가 수주 내 이스라엘에 전쟁 행위 중단을 명령할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ICJ의 명령엔 강제성이 없어 이스라엘이 따를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스라엘은 재판을 통해 결백함을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블링컨 장관은 "남아공의 이스라엘 제소가 근거 없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오른쪽)과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 AP=연합뉴스

이스라엘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오른쪽)과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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