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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서 일가족 3명 숨진채 발견…유서엔 "가족 아파서 힘들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충남 태안군에서 일가족 3명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9일 태안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15분께 태안군의 한 주택가에서 40대 남편 A씨와 30대 아내 B씨, 초등학생 딸 등 일가족 3명이 숨져 있는 것을 경찰이 발견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A씨 모친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집 앞에 주차된 차량 안에서 이들을 발견했다.

차량에는 번개탄을 피운 흔적과 A씨와 B씨가 각각 작성한 A5 크기의 유서가 2장이 함께 발견됐다.

A씨 가족은 전날 저녁 함께 사는 모친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잠이 든 것을 확인한 뒤 차에 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잠에서 깬 A씨의 모친은 이상함을 느끼고 경찰에 직접 신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조사 결과 A씨 부부는 소아당뇨를 앓는 딸을 다년간 치료하면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이 남긴 유서에는 “딸이 너무 힘들어해서 마음이 아프다. 경제적인 어려움도 크다”는 내용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친정 식구들에게 쓴 유서에 “언니들에게 미안하다. 빨리 잊어달라. 장례는 우리 세 가족 합동 장으로 부탁한다” 등의 내용도 포함돼 있다고 전해진다.

이들은 평소 둘 다 일을 하면서 딸의 치료를 병행했고, 지역사회 봉사 등 활동도 왕성히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부부가 딸과 함께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이들의 휴대전화 디지털포렌식, 이웃·유가족 조사를 통해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시신에 범죄 혐의점이 없고 부부 모두 유서를 남긴 것으로 보아 극단적 선택인 것으로 추정 중”이라며 “이들의 평소 생활 전반적인 내용을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앱,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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