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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 올림픽에 거는 기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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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안착히 글로벌협력팀장

안착히 글로벌협력팀장

2024년 7월 26일 20시 24분. 100년 만에 파리에서 다시 열리는 하계 올림픽 개막 시각이다. 개최국이 강조하는 그 의미 못지않게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스타디움이 아닌 도심에서 치러질 개막식에도 많은 기대가 모이고 있다. 개막식 ‘장소’는 다름 아닌 파리의 상징이자 심장인 센(Seine)강. 강을 따라 늘어선 노트르담 대성당·루브르 박물관·에펠탑 등 프랑스를 대표하는 건축물들도 모두 동원될 야심찬 계획이다. 각국 선수단과 관계자들이 탑승한 160척의 크루즈 배가 아우스터리츠 다리에서부터 북동쪽 에펠탑까지 6㎞를 항진할 예정인데 이 역시 장관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계획 뒤에 제기되고 있는 우려 역시 만만치 않다.

2024 파리 올림픽 마스코트 ‘프리지스’. 프랑스혁명 당시 시민군이 썼던 ‘자유의 모자’를 모티브로 탄생했다. [EPA=연합뉴스]

2024 파리 올림픽 마스코트 ‘프리지스’. 프랑스혁명 당시 시민군이 썼던 ‘자유의 모자’를 모티브로 탄생했다. [EPA=연합뉴스]

이번 대회의 슬로건 “완전히 개방된 대회(Games Wide Open)”처럼 최대한 열린 올림픽을 표방한 개막식엔 약 60만 명의 관객이 강가에 운집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당초 대부분 구간을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무료로 개방하겠다는 계획은 사전등록제로 바뀌었다. 테러 위험을 의식해서다. 당일 약 4만 명의 경찰이 동원될 것이라는 계획 역시도 사방이 노출된 공간에서 국제적 행사를 치르는 데 따른 위험 요소를 반증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최악의 경우 센강 개막식을 포기하고 플랜B 또는 플랜C로 조정할 수도 있다고 말해 프랑스 정부의 깊은 고민을 내비치기도 했다.

파리의 고민은 또 하나 있다. 바로 센강에서 치르겠다는 철인 3종 등 장거리 수영 종목이다. 파리시는 1923년에 수영이 금지된 센강을 올림픽을 계기로 100년 만에 입수가 가능한 수질로 개선하겠다며 유치운동을 벌였다. 올림픽 이후 2025년부터는 파리 시민들이 안심하고 수영을 즐길 수 있도록 7년 전부터 우리 돈으로 2조원에 육박하는 투자를 해왔다. 거대한 지하 빗물저장 시설을 건설했고 폐수처리 및 오염 방지 계획을 세우고 이행해왔다.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그나마 지난해 검사 결과 박테리아와 대장균 오염 수치가 크게 개선된 것은 다행이다.

이번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파리시는 새로운 스타디움 등을 짓는 것보다 센강 개선 및 활용 또는 기존시설을 동원하는 지속가능성에 방점을 뒀다. 펜싱 경기는 훌륭한 건축미의 그랑 팔레, 올해 새로이 채택된 브레이킹 종목은 프랑스 혁명의 중심지인 콩코르드 광장에서 열릴 예정이며, 승마 경기는 파리 인근의 베르사유궁으로 정해졌다. 탁월하고 기품 있는 선택이다.

이제 200일도 채 남지 않은 파리 올림픽. 부디 안전하고 성공적인 행사 개최로 지구촌 축제인 올림픽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