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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목 따는 행위 연습 가능성"…당내서도 "음모론 자초" 쓴소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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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표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김구 암살 이후 초유의 일이다.”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재명 대표) 헬기 이송 논란은 매뉴얼대로 했다면 정치적으로 이용되지 않았을 거다.”(전봉민 국민의힘 의원)

윤희근 경찰청장을 대상으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가 8일 진행한 현안질의를 상징하는 두 발언이다. 국회 행안위는 민주당의 요청으로 이 대표 피습과 관련한 현안질의를 진행했다.

야당은 이 대표 피습의 정치적 의미를 부각하려는 듯한 발언을 많이 했다. 민주당 권인숙 의원은 질의 중에 “김구 선생님 살인사건 이후 이 정도 사건이 거의 처음”이라고 말했고, 같은 당 이해식 의원은 “해방 이후 김구 선생이나 여운형 선생에 대한 암살 이후로, 야당 지도자와 제1당 대표의 목숨을 노리고 범행을 저지른 것은 그야말로 초유의 일”이라고 거들었다.

민주당은 피의자의 당적 문제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당 대표 비서실장인 천준호 민주당 의원은 피의자가 이 대표 일정을 확인하고자 민주당에 위장 입당했다는 보도를 거론하며 “(피의자가) 태극기 집회에 참석했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말했다. 천 의원은 그러면서 “신원식 국방부 장관도 의원 시절 집회에 참석해 ‘문재인 전 대통령 목을 딴다’고 했는데, 그런 발언을 듣는 사람이 지도자 목 따는 행위를 예행연습할 수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이 8일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 대표 피습 관련 질의를 받고 있다. 뉴스1

윤희근 경찰청장이 8일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 대표 피습 관련 질의를 받고 있다. 뉴스1

여당은 이 대표 피습이 ‘정치적 테러’라는 점에 동의하면서도 성역 없는 수사 촉구 및 향후 대안 마련에 질의를 집중했다. 경찰 출신인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은 “여야를 떠나 경찰이 정치적 중립을 지켜 수사해야 한다”며 “(당적 공개는) 정당법 24조를 보면 사실을 공표했을 때 처벌 규정이 있어 쉽게 발표할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같은 당 전봉민 의원은 헬기 이송 논란 등을 거론하며 “매뉴얼에 따라서 그렇게 됐다면 정치적으로 이용이 되지 않을 텐데, 굉장히 유감”이라며 대안 마련을 촉구했다.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려는 민주당의 움직임에 대해 당내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전날 민주당 행안위원 단톡방에서도 한 의원은 “갑작스레 현안질의를 하는 당위성을 모르겠다. 오히려 음모론을 증폭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고 한다. 그러나 민주당은 현안질의 외에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경찰이) 많은 가능성을 닫아놓고 수사하는 건 아닌지 의심이 든다”(정청래 최고위원) 같은 발언이 이어졌다.  ‘당 대표 정치테러 대책위원회’는 9일 국가수사본부를 방문해 축소·왜곡 수사 방지를 요구하기로 했다.

익명을 원한 민주당 수도권 의원은 통화에서 “사안을 사안 그대로 보면 되는데, 정치적 논란이 될 사안이 아닌 문제를 철없는 소리로 왜 자꾸 키우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다른 초선 의원도 “음모론은 다 허무맹랑한 소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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