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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은 -40도, 서유럽은 홍수…'북극 폭발' 한국 덮칠수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4일 스웨덴 남부의 한 도로를 지나던 트럭들이 폭설에 갇혀 있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4일 스웨덴 남부의 한 도로를 지나던 트럭들이 폭설에 갇혀 있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유럽이 ‘북극 폭발’로 불리는 매서운 한파와 폭설에 떨면서 한반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북극 폭발(arctic blast)은 서구권에서 극지방의 찬 공기가 갑작스럽고 매우 강하게 침투하는 현상을 말한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7일 “우리나라는 내일(8일) ‘반짝 추위’가 찾아온 뒤 당분간은 춥지 않을 전망”이라면서도 “기압계가 서에서 동으로 흐르기 때문에 최근 유럽에 맹렬한 추위를 가져온 기압계가 큰 변형 없이 동쪽으로 흐른다면 7~10일 뒤 한국도 그런 추위를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제트기류 내려오며 북유럽 -40도, 서유럽 홍수 

5일 영국 에식스주. 폭풍 헨크(Storm Henk)가 몰고 온 폭우 탓에 로딩 강이 주변 저지대로 범람한 모습. EPA=연합뉴스

5일 영국 에식스주. 폭풍 헨크(Storm Henk)가 몰고 온 폭우 탓에 로딩 강이 주변 저지대로 범람한 모습. EPA=연합뉴스

스웨덴은 지난 3일 1887년 기록 이래 최저 기온(영하 43.6도)을 경신했다. 북유럽 곳곳에 영하 40도를 밑도는 기록적인 추위와 눈 폭풍이 찾아오면서 자동차 안에서 수백명이 고립됐다가 구조되거나 스키를 타다 숨지는 사고 등이 발생했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서유럽은 ‘폭풍 헨크’가 몰고 온 폭우 때문에 침수 피해가 잇따랐다. 영국과 프랑스에서는 사망자가 각각 1명씩 발생했고 독일은 동부 지역이 극심한 홍수 피해를 보면서 올라프 숄츠 총리가 피해 지역을 방문했다.

추위와 폭우 모두 북극 공기를 가두는 제트기류가 극심하게 구불구불한 형태를 보이는 가운데 나타났다. 제트기류가 아래로 불룩하게 내려온 영역에 속한 북유럽은 극한 추위가 찾아왔고, 제트기류가 비껴간 서유럽은 폭우 피해가 난 것이다. 반기성 케이웨더 센터장은 “제트기류가 사행(蛇行·뱀이 구불구불하게 기어 다니는 모습)할 때 제트기류 안에 드는 지역은 춥고 인근 지역은 폭풍우를 몰고 오는 구름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美 “북극 폭발에 토네이도·눈보라·폭설·폭우 온다”

북아메리카 북쪽 지역으로 내려온 북극 제트기류(이미지 중간·상단부를 덮은 녹색 영역)모습. 미국 기상청

북아메리카 북쪽 지역으로 내려온 북극 제트기류(이미지 중간·상단부를 덮은 녹색 영역)모습. 미국 기상청

제트기류의 사행이 심한 형태를 띠면 북반구 중위도에 속한 어느 나라도 극단적인 기상을 겪을 수 있다. 미국도 현재 유럽과 같은 ‘북극 폭발’로 비상에 걸렸다. CNN에 따르면 북극 폭발로 한기가 내려오면서 6일 미국 북동부에 눈폭풍 경보가 내렸다. 미 기상 당국은 8일 두번째 눈폭풍이 미국 중부를 강타한 뒤 이번 주 미국 서부를 덮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기상청은 “극심한 추위와 함께 토네이도와 폭우, 눈보라, 폭설이 미전역에서 일어날 것”이라 예보했다. 반기성 센터장은 “현재 제트기류는 북반구에서 미국과 유럽 두 군데서 크게 내려와 있다”며 “이런 기압계 상태에 속한 지역은 극한 기상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8일 아침 전국 최저 기온이 영하 16~영하 4도로 뚝 떨어질 전망이다. 한반도에 겨울 추위를 몰고 오는 대륙고기압의 영향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륙고기압이 이동성 고기압으로 변질되면서 8일 낮 전국 최고 기온은 영하 1~6도로 빠르게 오르고 9일은 아침 최저 기온 영하 8~영하 1도, 낮 최고 기온 1~9도로 평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9~10일 눈 구름대가 지나간 뒤 당분간 평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포근한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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