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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 끊긴 한강 교량카페, 로컬 브랜드 유치해 '핫플'로 되살린다

중앙일보

입력

서울시가 영업 부진으로 문을 닫은 한강 교량 카페 부활을 위해 팔을 걷고 나섰다.

4곳 운영 '선수'에게 맡긴다 #숙박업소 등으로 변신도

오는 7월 재개장을 목표로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가 아닌, 지역에서 널리 알려진 ‘로컬 브랜드 카페’를 대거 입점시켜 이용객들의 발길을 유도하겠다는 목표다. 이미 여러 유명 로컬 브랜드 카페가 서울시에 직간접적으로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라고 한다.

5일 서울시 관계자는 “다수의 유명 로컬 브랜드 카페가 우리 시의 ‘한강 교량 로컬브랜드카페 사업’에 참여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로컬 브랜드 카페는 스타벅스 등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와 달리 강원도 강릉이나 서울 등 지역을 중심으로 생겨 주위로 확산된 카페를 뜻한다.

서울시가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서울 용산구 한강대교 북단에 조성하는 호텔 외관. 사진 서울시

서울시가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서울 용산구 한강대교 북단에 조성하는 호텔 외관. 사진 서울시

시는 이달 중으로 기존 7개의 한강 교량 카페 가운데 4개 카페(한강대교 견우카페, 양화대교 양화·선유카페, 한남대교 새말카페)를 맡아 운영할 업체를 공개 모집한다는 계획이다. 이 관계자는 이어 “공고와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과 일정 등을 수립 중인 단계”라고 덧붙였다. 동작대교의 구름·노을카페는 현재와 같이 사업허가를 통해 운영한다. 한강대교의 직녀카페는 숙박시설 등으로 전환을 추진 중이다.

‘압도적인 한강 뷰’를 무기로 했던 기존 한강 교량 카페들은 사실 기대와 달리 이용객이 많지 않았다.
시 관계자는 “한강 교량 카페가 공유재산인 만큼 최고가 입찰을 통해 사업자를 정하다 보니 카페 경영이나 상품 구색 등과 관련한 전문성이 떨어지는 운영업자가 들어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며 “이번에 민간위탁사업방식으로 변경하면 전문성 등을 고려해 사업자를 선택하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시는 커피업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심의위원회를 통해 민간위탁 사업자를 상반기 내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사업 참여 의사를 밝힌 로컬 브랜드 카페 중 상당수는 강원도 강릉과 서울 성수동, 한남동 등 ‘카페관련 상권’에서 잔뼈가 굵은 업체들이다. 시는 잠정적으로 10곳 이상의 로컬 브랜드 카페가 이번 사업에 참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들 업체가 운영하는 카페들은 MZ세대 사이에서 특히 인기라고 한다. 일부 카페는 입장 전 웨이팅이 ‘필수’라고 알려질 정도로 이용객이 많다.

시가 한강 교량 카페 부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건 오세훈 시장의 ‘한강 르네상스’ 사업의 하나로 2009년부터 조성되기 시작한 한강 교량 카페 상황이 기대에 한참이나 밑돌아서다. 지난해 12월엔 유일하게 운영되던 동작대교 노을·구름 카페마저 영업 부진 등의 이유로 기존 운영 업체가 운영을 중도 포기했다. 현재 한강 교량에 설치된 7개 카페 모두 공실로 남겨졌다.
오 시장 역시 지난해 취임 직후 한강 르네상스 사업을 잇는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한강 교량 카페를 제대로 살려보겠다는 계획을 내세운 바 있다. 서울시 입장에선 이들 한강 교량 카페들이 ‘반드시’ 살려내야 하는 명소인 셈이다.

하지만, 그간 한강 교량 카페 폐업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혀온 낮은 접근성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아무리 카페를 잘 꾸며놓아도, 결국 접근이 어려우면 앞으로도 시민 이용이 많지 않을 수 있단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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