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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탈난 테슬라, 국내 판매 4개 차종 6만대 리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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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혁신의 아이콘’으로 추앙받던 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가 ‘달리는 사고뭉치’ 취급을 받고 있다. 지난달 테슬라는 미국에서 주행 보조 기능 ‘오토파일럿’이 적용된 판매 차량 200여만 대를 리콜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4일 국토교통부도 모델 Y 등 4개 차종 6만3991대를 같은 문제로 리콜한다고 발표했다. 오토파일럿 관련된 사고만 1000여 건, 사망자도 여럿 나오면서 수십 건의 민사 소송과 미 법무부 조사 등에 직면한 상태다.

오토파일럿보다 한 단계 더 높은 기능인 ‘완전자율주행(FSD·Full Self-Driving)’에서 결함이 드러나는가 하면, 차끼리 충돌했다가 차 문이 열릴 수 있다는 문제도 발견되면서 지난해에만 세 번의 리콜 계획을 발표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년간 미국에서 교통사고 비율이 가장 높았다는 보험 비교 플랫폼의 조사 결과도 나왔다.

잇따른 악재에도 ‘테슬라 낙관론’은 굳건하다. 블룸버그 지수에 따르면 나스닥에 상장된 테슬라 주가는 1년간 두 배 이상 상승했다. 이같은 신뢰의 한 축은 ‘테슬라의 소프트웨어’에 있다. 리콜 사유가 발생해도 차량을 물리적으로 회수하지 않고 원격으로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해 결함을 보완하는 테슬라의 OTA(무선 업데이트)가 기존 완성차 업체들보다 더 경쟁력 있다고 보는 것이다.

반면 완성차 업체들은 자꾸 삐끗대는 테슬라의 행보에서 기회를 노리고 있다. 최근에서야 본격적으로 OTA를 탑재한 대부분의 완성차 업체들은 품질 이슈를 해소하는 것은 물론 OTA 서비스를 매끄럽게 제공할 수 있는 차량용 운영체제(OS)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OTA를 위해서는 OS 구축, 즉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Software Defined Vehicle)으로 전환’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을 비롯해 도요타, 폭스바겐, GM, 스텔란티스 등 세계 5대 완성차 회사들은 내년을 SDV 전환의 기점으로 선언했다. 현대차그룹은 주행 영역 등 전자 제어 장치를 단계적으로 통합해 내년까지 모든 영역을 제어할 있는 ccOS를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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