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온라인쇼핑 월거래액 21조…테슬라 타고 자동차만 5500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4면

주부 박자은(62·경기도 고양시)씨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매달 집 근처 대형마트에 방문해 20만원 정도씩 장을 봤다. 하지만 딸을 통해 온라인 쇼핑 애플리케이션(앱)을 알게 된 뒤 마트에서의 지출액이 절반으로 줄었다. 이씨는 “마트에 가면 앱을 켜놓고 가격 비교부터 하는데 보통 온라인이 더 저렴해 오프라인 구매 비율이 줄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영희 디자이너

김영희 디자이너

코로나19 이후 온라인쇼핑이 자리를 잡으면서 관련 거래액이 또다시 역대 최대 규모를 경신했다. 3일 통계청의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전년 동월 대비 13%(2조4033억원) 늘어난 20조8422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8월(15.9%) 이후 15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율이다. 정은정 통계청 서비스업동향과 과장은 “온라인을 이용한 장보기가 활성화되고 있는 데다가 연말을 맞아 코리아세일페스타·블랙프라이데이 같은 대대적인 할인 행사가 열렸던 게 주효했다”라고 말했다.

상품군별로는 여행 수요가 늘어나면서 여행·교통 서비스 거래액이 전년 동월 대비 28.3% 증가한 2조16억원으로 집계됐다. 음·식료품과 의복도 각각 12.9%, 13.0% 늘어난 2조5670억원, 2조2541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의복 거래액은 2017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많았다. 정 과장은 “11월 최고 온도는 18.6도, 최저 온도는 영하 1.2도로 약 20도 차이가 났다”며 이례적으로 극심했던 기온 변동 여파로 풀이했다.

김영희 디자이너

김영희 디자이너

증가율만 놓고 보면 ‘자동차 및 자동차용품’ 거래액이 전년 동월 대비 46.6%(3765억→5521억원) 늘어나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통계청은 자동차 온라인 주문이 늘어난 영향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업계는 100% 온라인 판매 정책을 고수하는 테슬라의 판매량 증가가 두드러졌다고 했다.

지난해 8월까지 월 2000대 미만이었던 테슬라 판매량은 9월 4501대, 10월 2829대, 11월 3562대로 늘었다. 11월만 놓고 보면 1년 전(1334대)보다 판매량이 167%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중국산 배터리를 장착해 기존보다 저렴한 가격의 모델(Y 후륜구동)이 시장에 나온 데다가 공격적인 세일즈 마케팅이 더해진 영향”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중고차 시장에서 훈풍이 불었던 점도 자동차 거래액 증가를 불러왔다는 평가다.

이런 가운데 사실상 폐기 수순에 접어들었던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온플법)’이 재추진되면서 이커머스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절반은 쿠팡(24.5%)과 네이버(23.3%)가 양분하고 있는데(교보증권 발표 추정치) 업계는 2강 체제를 흔들 변수에 주목하고 있다.

가장 큰 변수는 차이나 커머스의 침공이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알리익스프레스(알리)·테무·쉬인 등 중국 직구 플랫폼의 국내 이용자가 1000만 명에 육박하는 가운데 실구매 건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누적 해외 직구 금액은 전년보다 20.4% 늘어난 4조7928억원이다. 이 중 절반(46.4%)은 중국 커머스 앱이 차지했다.

정부의 온플법 재추진도 변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독과점 플랫폼의 시장질서 교란 행위를 차단하고 소상공인과 소비자를 보호하는 방안으로 플랫폼 경쟁 촉진 법안 제정을 추진하겠다”며 ‘지배적 사업자’에 대해 자사우대, 끼워팔기, 멀티호밍(경쟁플랫폼 입점), 최혜대우 등을 제한할 방침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