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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만에 재개되는 제주 예래단지 사업...좌절됐던 제주드림 기지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제주의 꿈 품은 미완의 147채 건물  

4일 오전 10시 찾은 제주 서귀포시 예래동 예래휴양형주거단지. 140채의 주택형 건물이 8년동안 공사가 중단된 채 단지에 들어차 있다. 최충일 기자

4일 오전 10시 찾은 제주 서귀포시 예래동 예래휴양형주거단지. 140채의 주택형 건물이 8년동안 공사가 중단된 채 단지에 들어차 있다. 최충일 기자

4일 오전 9시 제주도 서귀포시 예래동 해안가. 완공됐거나 짓다만 상태인 건물 147채가 빼곡히 들어서 있다. 대부분 주택으로 보이는 건물이다. 주변에는 공사가 끝나지 않았음을 알리는 펜스가 설치돼 있다. 공사장 입구에는 ‘출입금지’ 팻말이 붙어있다.

“초등학교 입학생 3명 뿐”

4일 오전 10시 찾은 제주 서귀포시 예래동 예래휴양형주거단지의 공사용 펜스의 출입문이 굳게 잠겨있다. 최충일 기자

4일 오전 10시 찾은 제주 서귀포시 예래동 예래휴양형주거단지의 공사용 펜스의 출입문이 굳게 잠겨있다. 최충일 기자

이 곳은 2조 5144억원을 들여 추진한 예래휴양형주거단지(예래단지)다. 예래단지는 말레이시아 기업인 버자야 그룹이 투자, 2013년 첫 삽을 떴지만 2년만에 중단됐다. 일부 토지 소유주들이 강제 수용에 반발해 토지수용재결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하면서였다. 대법원이 2015년 3월 토지주 손을 들어주면서 사업이 전면 중단됐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는 버자야 측이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면서 또 다른 난관에 봉착했으나 2020년 8월 1250억원 배상금을 주는 것으로 합의하고, 시설과 사업권을 넘겨받았다. 예래동 주민 성모(58)씨는 “올해 지역 초등학교 입학생이 3명뿐일 정도로 마을 청년이 많이 빠져나갔다”며 “사업이 하루빨리 정상화돼 마을이 활기를 되찾기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예래단지 등 수년간 멈췄던 대규모 제주도 개발사업이 재개된다. JDC는 4일 “예래단지 토지 보상에 착수하는 등 사업 정상화 절차를 추진 중이고, 6년 동안 주춤했던 헬스케어타운도 재개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라고 밝혔다.

“현 상황 고려해 워케이션, 휴양·문화·예술 강조"

4일 오전 10시 찾은 제주 서귀포시 예래동 예래휴양형주거단지. 140채의 주택형 건물이 8년동안 공사가 중단된 채 들어차 있다. 최충일 기자

4일 오전 10시 찾은 제주 서귀포시 예래동 예래휴양형주거단지. 140채의 주택형 건물이 8년동안 공사가 중단된 채 들어차 있다. 최충일 기자

예래단지는 달라진 제주도 상황을 고려해 글로벌 워케이션, 휴양·문화·예술 등 국내외 관광객을 위한 시설을 중심으로 개발 계획을 재설정했다. 현장에 토지 추가보상을 위한 사무소를 개설, 토지주 협의와 함께 보상작업에 들어갔다. 10여 년 전 토지 수용 당시 지급한 땅값과 현재 감정평가액 차액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감정평가 면적은 65만6000㎡이며 추가 보상 액수는 700억 원 규모다.

“393명 중 102명 합의...연말까지 70% 목표”

4일 오전 10시 찾은 제주 서귀포시 예래동 예래휴양형주거단지 현장사무실에 추가보상금 지급안내 플랭카드가 내걸려 있다. 최충일 기자

4일 오전 10시 찾은 제주 서귀포시 예래동 예래휴양형주거단지 현장사무실에 추가보상금 지급안내 플랭카드가 내걸려 있다. 최충일 기자

해당 토지주는 393명 가운데 160명이 법원에 조정위임장을 제출했다. 4일 현재 토지주 102명과 합의해 추가보상금을 지급한 상황이다. JDC 관계자는 “연말까지 토지보상 70%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르면 오는 6월부터 인허가 절차에 착수해 착공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라산 밑 헬스케어타운도 6년 만에 공사 협약 

지난해 12월 20일 공사재개 업무협약이 체결된 제주헬스케어타운 뒤로 정상 백록담에 눈이 쌓인 한라산이 보인다. 사진 JDC

지난해 12월 20일 공사재개 업무협약이 체결된 제주헬스케어타운 뒤로 정상 백록담에 눈이 쌓인 한라산이 보인다. 사진 JDC

제주시 서귀포시에 추진한 헬스케어타운 공사도 재개된다. 헬스케어타운은 당초 2012년 10월 착공해 지난해 완공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사태 이후 자금이 끊겨 6년전 공사가 중단된 상태였다.

JDC는 공사 재개를 위한 업무협약을 지난해 12월 20일 체결했다. 협약대상은 중국 녹지그룹의 한국 법인인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유한회사(녹지제주)다. 1조 5674억원을 투자해 중국 녹지그룹이 서귀포시 토평동과 동홍동 일원 153만9339㎡에 병원과 리조트 등을 짓는 사업이다. 공정률은 53%다. JDC가 헬스케어타운 내 녹지제주 자산 일부를 인수해 직접 사업에 나서는 것이 협약의 주요 골자다. 녹지제주가 자산 매각 금액으로 짓다 만 시설 공사를 마무리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양영철 JDC 이사장은 “휴양형 주거단지 사업의 토지 분쟁 해결을 위해 추가 보상을 조속히 마무리하고, 사업방향 재설정을 통해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겠다”며 “헬스케어타운 개발도 계속 진행해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이 지역을 제주국제자유도시의 상징적인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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