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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마을·용산·용두암…전국 1261곳에 ‘용’이 산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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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2024년 갑진년 청룡의 해가 밝았다. 전남 고흥군 영남면 용암마을 용바위 언덕에 조성된 용 조형물 사이로 태양이 솟아오르고 있다. [뉴스1]

2024년 갑진년 청룡의 해가 밝았다. 전남 고흥군 영남면 용암마을 용바위 언덕에 조성된 용 조형물 사이로 태양이 솟아오르고 있다. [뉴스1]

행운과 번영을 상징하는 갑진년(甲辰年) 청룡의 해를 맞아 전국 곳곳에 있는 용 관련 지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일 국토지리정보원과 지자체 등에 따르면 전국 용 관련 지명은 총 1261개다. 이 중 전남이 310개(24.5%)로 가장 많고, 전북이 229개, 경북 174개, 경남 148개, 충남 111개 순으로 뒤를 이었다. 지명 종류로는 마을 명칭이 1040개, 산 명칭 110개, 폭포 명칭 24개, 바위 명칭 23개 등이 있다. 용이 들어간 지명 중 용을 닮아 붙여진 지명은 총 407개였다. 이 가운데 용의 머리를 닮아 지어진 지명이 110개로 가장 많았다.

용은 십이지 중 유일하게 상상 속 동물이다. 봄을 상징하고 비를 관장해 부귀와 풍요를 의미하는 길조의 수호신으로 숭배했다. 청룡은 힘과 행운, 번영을 상징해 황제와 지배층 등 왕실 예복에 새겨지기도 했다.

용 머리를 닮았다 해서 붙은 대표적 지명으로는 순천 용두마을, 광양 용머리공원 등이 있다. 또 마을 뒷산 형태가 용 꼬리를 닮았다는 영암 용반마을, 용이 승천하는 모습을 닮아 지어진 담양 등용동, 순천 용강마을 등이 있다.

전남 무안의 청룡마을 입구의 비석. [사진 전남도청]

전남 무안의 청룡마을 입구의 비석. [사진 전남도청]

용 관련 전설 때문에 붙여진 지명도 있다. 전남 고흥군 영남면 우천리 용암(龍岩)마을이 그곳이다. 마을에 전해오는 용바위 전설에 따르면 청룡과 흑룡이 서로 여의주를 얻기 위해 다투며 하늘로 올라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 때 마을 주민 류시인이 꿈에서 그들의 싸움을 끝낼 비책을 듣고 한 마리를 활로 쐈다. 싸움에서 이긴 청룡이 용암마을 앞 바위를 디딘 채 승천했고, 이 바위는 용바위가 됐다.

마을 주변에는 용바위에서 고흥우주발사전망대를 잇는 ‘미르마루길 탐방로’가 조성돼 있다. 미르는 용, 마루는 하늘을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탐방로(4㎞)에서는 용 조형물과 용두암·용바위·전망대·용굴 등을 만날 수 있다.

전남 순천 용두마을 입구의 비석. [사진 순천시 홈페이지]

전남 순천 용두마을 입구의 비석. [사진 순천시 홈페이지]

보성의 상청룡 마을은 800여 년 전 마을 앞 연못에서 청룡이 승천했다고 전해진다. 무안의 청룡마을은 마을 산에 청룡형의 명당자리가 있다.

제주도에는 용 관련 지명이나 명승지가 12개로 많지는 않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인기를 끄는 곳이 꽤 있다. 제주시 용담동 해안에 있는 용머리 모양 바위(용두암)가 대표적이다. 용두암은 제주국제공항 인근에 있는 무료 관광지인데다가 탁트인 바다 풍경을 감상하기 좋다. 용두암은 용왕의 사자가 한라산에 불로장생의 약초를 캐러 왔다가 굳었다는 설, 용이 승천하며 한라산 신령의 옥구슬을 훔쳐 물고 달아나다 산신령이 쏜 화살에 맞아 몸은 바다에 잠기고 머리만 나와 울부짖는 모습으로 남았다는 설 등이 있다.

서울은 용산구가 대표적으로 용을 지명에 사용하는 지역이다. 강으로 용이 뛰어드는 형태의 산을 ‘용산’이라고 부른 데서 유래해 현재 서울의 중심 지역에 위치한 자치구 명칭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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