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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통 광주교육대, 동문들에 “도와달라” SOS 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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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면

광주교대가 등록금 수입 감소로 인한 재정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총동문회장인 김성호 나주빛가람초 교장을 시작으로 모교사랑 기부 릴레이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사진 광주교대]

광주교대가 등록금 수입 감소로 인한 재정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총동문회장인 김성호 나주빛가람초 교장을 시작으로 모교사랑 기부 릴레이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사진 광주교대]

지난해 개교 100년을 맞은 광주교육대학교가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임용절벽’ 여파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광주교대는 등록금 수입 감소로 인한 재정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동문으로부터 기부를 받고, 자체적으로 직원 감원에 나섰다.

1일 광주교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총동문회장인 김성호 나주빛가람초등학교장의 기부를 시작으로 ‘모교사랑 기부 릴레이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이번 캠페인은 광주교대 발전기금 재단이 홈페이지를 통해 자발적인 기부를 받는 형태로 진행된다.

광주교대 발전기금 기부는 매년 등록금 수입은 줄어드는 반면 교육비와 인건비는 급증한 데서 비롯됐다. 광주교대 학부와 대학원 등록금 수입은 2013년 75억8906만원에서 지난해 62억7320만원으로 11년간 17.3%(13억1586만원) 줄었다. 광주교대 등록금은 지난 14년간 172만원으로 동결돼오다 지난해 4% 인상된 179만원을 받고 있다.

반면 광주교대 학생 1인당 교육비는 2019년 1188만원에서 지난해 1547만원으로 5년간 30.2%(359만원) 증가했다. 강사 평균 강의료도 같은 기간 67만4000원에서 96만5000원으로 43.1%(29만1000원) 올랐다.

등록금 수입은 줄어들고 인건비는 높아지면서 학생복지나 교육여건은 악화하고 있다. 광주교대는 2019년 88만9000원이던 1인당 장학금 액수가 지난해 78만원으로 12.2%(10만9000원) 줄었다. 최근 3년간 교내 환경관리직 직원 23명 중 5명을 감원할 만큼 학교운영 여건도 위축됐다.

이는 학령인구 감소로 초등교원 임용이 줄면서 교직을 포기하는 학생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19년부터 5년간 광주교대 중도탈락 학생 143명 중 자퇴는 126명(88.1%)에 달한다. 휴학생도 2021년 27명, 22년 30명, 2023년 44명 등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교육대학원도 3년간 594명 중 94명(15.8%)이 자퇴 등으로 중도 탈락한 가운데 대학원 입학생도 2014년 293명에서 올해는 181명까지 줄었다.

광주교대 측은 광주 지역 ‘임용절벽’ 여파로 학생들이 교직에 등을 돌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2022년 광주 초등교원 임용시험에는 지원자 44명 중 6명이 합격했다. 초등교원 임용시험 합격률 13.6%는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중 가장 낮은 수치다. 2021년에는 11명, 2020년에는 10명이 채용된 데 이어 올해 임용 인원도 6명 수준이다. 광주교대 관계자는 “의대 등을 가기 위해 자퇴했던 예전과는 달리 교원임용이 어려워 진로를 바꾸는 학생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교사 ‘임용 절벽’은 전국적인 현상이기도 하다. 교육부가 지난해 9월 공개한 ‘2024학년도 유·초·특수교사 선발계획’에 따르면 전국의 초등교사 신규 선발 규모는 3157명으로 전년(3561명)보다 11.3%(404명)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광주가 6명으로 가장 적었고, 대전·세종 각각 10명, 대구 30명, 충북 32명, 전북 41명 등이다. 이 때문에 광주교대 학생 등은 전남(150명)이나 초등교사 선발 인원이 많은 경기(1325명) 등 다른 지역의 임용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허승준 광주교대 총장은 “호남 유일의 초등교원양성기관으로서 지역 교육 발전을 이어갈 수 있도록 각계 관심과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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