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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해변 북적인 해맞이객…일출 못 본 수만명 발길 돌렸다 [르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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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밤 11시 59분 강원 강릉시 강문동 경포해변 앞 광장 해넘이 행사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카운트다운과 함께 새해를 맞이하는 모습. 박진호 기자

31일 밤 11시 59분 강원 강릉시 강문동 경포해변 앞 광장 해넘이 행사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카운트다운과 함께 새해를 맞이하는 모습. 박진호 기자

강릉 경포해변에 '해피 뉴 이어' 함성 울려 퍼져

지난 31일 밤 11시 59분 강원 강릉시 강문동 경포해변 앞 광장 해넘이 행사장. 새해까지 10초가 남았다는 안내와 함께 대형 화면에 숫자가 나타나자 모든 관광객이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 “5, 4, 3, 2, 1 해피 뉴 이어” 함성이 울려 퍼졌다. 광장이 있던 관광객은 주변 사람과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건강하세요”라며 덕담을 나눴다.

이어 2024년 갑진년(甲辰年) 첫날 ‘청룡의 해’를 알리는 불꽃놀이가 시작됐다. 이날 경포해변에는 비가 내리고 있음에도 새해를 맞아 수천명이 몰렸다.

해돋이를 보기 위해 경기도 수원시에서 왔다는 이용희(51)·김태영(51ㆍ여)씨 부부는 “올해 아주 아팠는데 새해엔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좋겠다”며 “경기도 활성화하고 물가도 안정돼 모두 잘사는 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31일 밤 11시 50분 강원 강릉시 강문동 경포해변 앞 광장은 새해를 맞이하기 위한 관광객들로 가득찼다. 박진호 기자

31일 밤 11시 50분 강원 강릉시 강문동 경포해변 앞 광장은 새해를 맞이하기 위한 관광객들로 가득찼다. 박진호 기자

"모두 아프지 말고 월급도 좀 올랐으면" 소망 

친구 두 명과 경포해변을 찾은 김채린(31ㆍ여ㆍ경기도 일산시)씨는 “올해는 운이 좀 좋았으면 한다”며 “가족 모두 아프지 말고 건강하고 월급도 좀 오르면 좋겠다”고 새해 소망을 밝혔다.

인근 정동진 모래시계 공원에서는 모래시계 회전식과 웰컴 정동진 희망콘서트, 불꽃놀이 등 다양한 볼거리가 펼쳐졌다. 지름 8.06m, 폭 3.20m, 모래 무게 8t 세계 최대규모 모래시계 시간을 다시 돌리는 회전식이 진행됐다.

속초 엑스포 잔디광장 일원에서도 새해맞이 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청룡까지 등장하는 사자놀이가 펼쳐지는 등 다양한 공연이 자정이 넘는 시간까지 이어졌다.

 31일 강원 속초시 엑스포 잔디광장 일원에서 열린 새해맞이 행사 모습. [사진 속초시]

31일 강원 속초시 엑스포 잔디광장 일원에서 열린 새해맞이 행사 모습. [사진 속초시]

구름에 가려 일출 못 보자 아쉬워하며 발길 돌려 

새해 첫날 오전 해돋이를 보기 위해 동해안 해변마다 관광객이 몰렸다. 1일 오전 7시20분쯤 강원 양양군 손양면 송전리 송전해변엔 날이 밝아오자 일출을 보기 위해 바닷가를 찾은 관광객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일출 예상 시간인 7시42분이 됐지만 구름에 가려 새해 첫해는 볼 수 없었다.

가족과 함께 해돋이를 보러 온 박은정(52·서울시 송파구)씨는 “해 뜨는 것을 볼 수 없어 아쉽게 됐지만, 바다 보러 온 것에 만족한다”며“가족 건강이 최우선이고 올 한해 모든 일이 잘 풀려서 더불어 잘 사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얘기했다.

대표적인 해맞이 명소인 강릉 경포해변에도 수만명이 몰렸는데 수평선 넘어 힘차게 떠오르는 해를 보지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흐린 날씨에도 해넘이ㆍ해맞이 행사에 인파가 몰리자 강원경찰청은 3개 기동대를 투입하는 등 안전관리에 나섰다. 경찰은 강릉ㆍ속초ㆍ동해ㆍ삼척ㆍ고성 등 동해안 5개 지역 관계기관과 지역안전관리위원회를 열고 방파제, 전망대, 해안가 둘레길 출입을 통제했다.

1일 오전 강원 동해안 대표적인 해맞이 명소인 강릉 경포해변을 찾은 수만명의 관광객이 수평선 넘어 힘차게 떠오르는 해를 보지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사진 독자]

1일 오전 강원 동해안 대표적인 해맞이 명소인 강릉 경포해변을 찾은 수만명의 관광객이 수평선 넘어 힘차게 떠오르는 해를 보지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사진 독자]

안전위해 방파제와 전망대 출입 통제 

동해안 관광지와 해맞이 명소 진ㆍ출입로에 교통경찰과 지자체 공무원 등 인력 917명과 순찰차 등 장비 139대를 배치해 교통혼잡과 안전사고 예방에 나섰다. 또 응급환자 발생에 대비해 구급차를 미리 배치하고 긴급 통행로도 확보했다.

일출 후 자동차가 한꺼번에 몰리는 동해안 국도 7호선 주요 교차로에는 교통경찰이 신호조정 및 수신호를 통해 차량 흐름을 정리했다.

고속도로에서는 갓길차선제를 실시하고 주요 구간에서 암행순찰차을 통해 과속ㆍ난폭운전을 비롯한 고위험 행위와 정체 구간 끼어들기, 갓길 통행과 같은 얌체 운전 행위를 집중적으로 단속했다.

1일 오전 7시42분 강원 양양군 손양면 송전리 송전해변. 일출 예상 시간이 됐지만 구름에 가려 새해 첫해는 볼 수 없었다. 박진호 기자

1일 오전 7시42분 강원 양양군 손양면 송전리 송전해변. 일출 예상 시간이 됐지만 구름에 가려 새해 첫해는 볼 수 없었다. 박진호 기자

동해안 숙박시설 대부분 '만실' 특수 

이와 함께 동해안 일대 대규모 리조트나 호텔 등 숙박시설은 대부분 만실로 오랜만에 특수를 누렸다. 해넘이ㆍ해맞이 행사가 열린 경포해변 앞에 있는 스카이베이호텔 경포는 538개 객실이 만실이었다. 700개 객실을 보유한 삼척 쏠비치, 500개 객실을 보유한 양양 쏠비치 역시 예약률이 100%를 기록했다.

경찰 관계자는 “새해 첫날 연휴를 맞아 동해안을 찾는 인파와 차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해 안전 대책을 마련했다”며 “동해안을 찾은 모든 분이 안전하게 행사를 즐길 수 있도록 경찰관과 지자체 공무원 등 안내에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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