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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억 돌파했어유"…충남 수출효자 '바다 반도체' 대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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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충남의 대표 수출상품인 ‘김’이 제 몫을 해냈다. 올해 동남아지역 시장 확대에 힘입어 단일 수산식품 가운데 처음으로 수출액 2000억원을 돌파한 것이다.

충남 서천의 공장에서 마른 김을 포장하고 있는 모습. 충남에서는 올해 김 수출액이 처음으로 2000억원을 돌파했다. [사진 충남도]

충남 서천의 공장에서 마른 김을 포장하고 있는 모습. 충남에서는 올해 김 수출액이 처음으로 2000억원을 돌파했다. [사진 충남도]

세계인 입맛 사로잡은 '김' 

31일 충남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김 수출액은 1억7037만 달러(한화 약 2213억원)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1억3643만 달러보다 24.9% 증가한 규모다. 이런 추세에 힘입어 11월 현재 충남도의 전체 수산식품 수출액은 1억8711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달 말까지 집계되는 수치에서는 도정 사상 최초로 2억 달러 달성도 기대된다.

전국 김 수출액은 7억3312만 달러로 충남도는 23.2%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전남 2억3182만 달러(31.6%)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미국·동남아 시장 급증…김밥 열풍도 원인

국가별 올해 김 수출액은 미국이 4066만 달러(23.9%)로 가장 많다. 지난해 같은 기간 3168만 달러보다 22.3%나 늘어난 수치다. 미국에서는 최근 ‘김밥’ 열풍이 불면서 한국산 김을 찾는 소비가 급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시장이 지난해보다 7.3% 감소했지만 동남아 국가를 중심으로 수출이 40~60%가 늘어나면서 2000억원 돌파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동남아 지역의 경우 인도네시아가 1680만 달러(62.5% 증가)로 가장 많고 태국 937만 달러(38.5% 증가), 베트남 789만 달러(43.8% 증가), 대만 750만 달러(43.8% 증가) 등 순이다. 일본은 725만 달러로 전년보다 99.8%나 증가했다. 김은 한국 경제의 수출효자 품목인 반도체에 빗대 ‘바다의 반도체’, ‘식품 산업의 반도체’로 불린다.

미국 유통업체 트레이더조의 김밥 PB 상품을 선보이고 있는 먹방. 사진 SNS 캡처. [중앙포토]

미국 유통업체 트레이더조의 김밥 PB 상품을 선보이고 있는 먹방. 사진 SNS 캡처. [중앙포토]

충남도와 각 시·군은 올해 김을 비롯해 수산식품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 미국과 인도네시아, 태국 등에서 개최된 국제 식품 전시회에 참가했다. 해외 대형 유통업체의 협조를 받아 각 매장에서 홍보 활동도 벌였다.

충남도 관계자는 “전 세계 소비 성향에 맞춰 판로 개척과 브랜드 홍보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간편식과 건강 기능성 식품 등 고부가가치 수산식품을 개발하는 데도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태안군, 유기농 김 생산으로 차별화 

김 수출 확대에 맞춰 충남 태안군은 ‘유기농 김’ 생산으로 차별화하고 나섰다. 미국은 물론 동남아 지역의 상류층에서 김 소비가 늘어나자 ‘친환경 상품’을 앞세워 새로운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취지다.

충남 태안군 남면 진산어촌계 어민들이 기둥에 달린 김발에서 재배된 김을 채취하고 있다. [사진 태안군]

충남 태안군 남면 진산어촌계 어민들이 기둥에 달린 김발에서 재배된 김을 채취하고 있다. [사진 태안군]

유기농 김이란 일체의 ‘산(酸) 처리(활성처리제 사용)’를 하지 않는 김으로 지주식으로 생산한 김을 말한다. 지주식은 김이 바다에 잠김 채 떠 있는 부유식과 달리 갯벌에 박힌 기둥에 김발을 달아 재배한다. 조수간만의 차에 의해 주기적으로 공중에서 햇볕을 쬘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별도의 병충해 방지 약품을 쓰지 않아도 된다. 다만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 김 양식장에서 쉽게 시도하지 않는다.

전국에서 생산하는 김의 10% 정도만 유기농 김으로 알려졌다. 태안에서는 남면 진산과 근흥면 용신·정산포 등 3곳의 어촌계가 248.2㏊에서 유기농 김을 생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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