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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폭염 등 끊이지 않았던 기후재난…우주서 본 올해 지구의 충격적 순간들

중앙일보

입력

남미의 기록적인 폭염부터 캐나다를 덮친 초대형 산불까지. 올해 전 세계는 극심한 기후 재난에 시달렸다. 각종 재난이 지구에 남긴 상처는 지구 밖 인공위성이 촬영한 이미지로도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가 하면 인류의 노력으로 점점 메워졌던 오존층의 구멍이 다시 커지는 등 걱정스러운 징후도 포착됐다. 올해 지구에서는 어떤 일들이 일어났을까.

①최악의 폭염과 가뭄…바닥 드러낸 아마존강

올여름 전지구 온도 편차. 붉은색이 진할수록 평년(1951~1980년)보다 온도가 높다는 뜻이다. 전세계 대부분 지역이 예년보다 높은 기온을 보였다. NASA

올여름 전지구 온도 편차. 붉은색이 진할수록 평년(1951~1980년)보다 온도가 높다는 뜻이다. 전세계 대부분 지역이 예년보다 높은 기온을 보였다. NASA

지구 온난화(global warming) 시대가 끝나고 지구 가열화(global boiling)의 시대가 시작됐다. - 안토니오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 

올해는 지구가 데워지는 수준을 넘어 끓고 있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전 세계가 극심한 폭염에 시달렸다. 가속화되는 기후변화와 함께 올해 발생한 엘니뇨 현상 등이 맞물린 결과다. 세계기상기구는 올해 전지구 온도가 기상 관측 역사상 가장 따뜻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위에서부터 2022년 10월 8일과 2023년 10월 3일에 촬영한 아마존 네그로강의 모습.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강줄기가 1년 전보다 눈에 띄게 메말랐다. NASA

위에서부터 2022년 10월 8일과 2023년 10월 3일에 촬영한 아마존 네그로강의 모습.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강줄기가 1년 전보다 눈에 띄게 메말랐다. NASA

남미에는 전례 없는 봄철 폭염이 덮쳤다. 브라질 해안 도시 리우데자네이루는 지난달 18일 기온이 42.6도까지 올라 11월 최고기온 기록을 경신했고, 체감온도는 60도에 육박했다. 미국의 유명 팝스타인 테일러 스위프트의 리우데자네이루 공연에서는 여성 관객 1명이 열사병으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계속되는 가뭄으로 아마존 강의 수위가 121년 만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가면서 강바닥이 모습을 드러냈다. 아마존 테페 호수에서는 수온이 39.1도까지 오르면서 153마리의 돌고래 사체가 발견되기도 했다.

②산불로 초토화된 하와이·캐나다 

하와이에서 마우이섬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해 유서 깊은 해안 마을인 라하이나(왼쪽 붉은색)가 불타고 있는 모습. 섬 동쪽에서도 또 다른 대형 화재가 포착됐다. NASA

하와이에서 마우이섬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해 유서 깊은 해안 마을인 라하이나(왼쪽 붉은색)가 불타고 있는 모습. 섬 동쪽에서도 또 다른 대형 화재가 포착됐다. NASA

세계적 휴양지인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섬 라하이나 일대에 대형 산불이 발생해 8월 9일(현지시간) 상공이 연기로 뒤덮였다. AFP=연합뉴스

세계적 휴양지인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섬 라하이나 일대에 대형 산불이 발생해 8월 9일(현지시간) 상공이 연기로 뒤덮였다. AFP=연합뉴스

하와이 마우이섬에서는 지난 8월 역사상 최악의 산불이 발생했다. 100명 이상이 사망하고, 일부 마을은 전체가 소멸되는 피해를 입었다. 산불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총 60억 달러(7조 7910억 원)로 추산된다.

6월 7일(현지시간) 캐나다 산불로 인해 발생한 연기가 미국까지 넘어와 하늘을 탁한 주황색으로 물들이며 뉴욕의 상징인 ‘자유의 여신상’이 간신히 형체를 알아볼 정도로 흐릿하게 보인다. AFP=연합뉴스

6월 7일(현지시간) 캐나다 산불로 인해 발생한 연기가 미국까지 넘어와 하늘을 탁한 주황색으로 물들이며 뉴욕의 상징인 ‘자유의 여신상’이 간신히 형체를 알아볼 정도로 흐릿하게 보인다. AFP=연합뉴스

캐나다에서도 올해 봄부터 전례 없는 대규모 산불이 발생했다. 불길은 통제 불능 상태로 걷잡을 수 없이 번졌고 일부 지역에서는 대피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캐나다 산불로 인한 연기가 미 동부 지역까지 내려오면서 뉴욕의 하늘이 오렌지색으로 변하는 등 대기질을 급격히 악화시켰다.

③갈라진 튀르키예…21세기 최악의 지진

2월 6일, 규모 7.8의 강진이 튀르키예와 시리아 일부 지역을 강타한 데 이어 규모 7.5의 여진이 연이어 발생했다. 미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최초 지진이 발생한 이후 보름 동안 6000번 넘는 여진이 이어졌다. 이로 인해 총 5만 6000여 명이 사망하는 등 21세기 최악의 지진으로 기록됐다.

지난 2월 10일 튀르키예 카라만마라슈 지진피해 현장에서 구조 및 복구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뉴스1

지난 2월 10일 튀르키예 카라만마라슈 지진피해 현장에서 구조 및 복구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뉴스1

이번 지진으로 인해 300㎞ 이르는 지표면이 파열됐으며, 일부 단층은 9m 넘게 이동했다. 그만큼 지진의 파괴력이 강했다는 뜻이다.

④남극에서 떨어져 나간 초대형 빙산

올해 1월 22일에는 남극에서 초대형 빙산이 바다로 떨어져 나가는 모습이 위성에 포착됐다. 분리된 빙산의 크기는 1550㎢로, 영국 런던시의 면적과 맞먹는 규모다.

한편, 남극의 해빙(바다 얼음)은 빠른 속도로 녹고 있다. 미국 국립빙설자료센터(NSIDC)에 따르면, 올겨울 남극 해빙 면적은 1696만㎢(9월 10일 기준)를 기록했는데 이는 1979년 위성 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기존 최저치인 1986년 겨울보다 약 100만㎢나 적다.

⑤다시 커진 오존 구멍

지난달 성층권 오존층의 두께를 위성으로 측정해 시각화한 모습. 남극 상공에 큰 오존 구멍이 뚫려 있다. 유럽우주국

지난달 성층권 오존층의 두께를 위성으로 측정해 시각화한 모습. 남극 상공에 큰 오존 구멍이 뚫려 있다. 유럽우주국

인류의 노력으로 메워지고 있던 오존층에 다시 거대한 구멍이 뚫렸다. 유럽우주국(ESA)에 따르면, 오존 구멍의 크기는 9월 16일에 한반도 면적(약 22만㎢)의 118배에 이르는 2600만㎢에 달했다. 유럽우주국은 “오존 구멍의 크기는 9월 중순에서 10월 중순 사이에 가장 커지는데 올해 남극 상공의 오존 구멍은 사상 최대 규모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과학자들은 지난해 1월에 남태평양 통가 해역에서 발생한 화산 폭발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해저 화산 폭발 당시 엄청난 양의 수증기가 성층권에 유입되면서 오존의 급격한 손실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지구 오존층이 2050년쯤에는 다시 정상 상태로 회복될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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