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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신당" 정세균 "결단" 김부겸 "통합" 3인 3색 행보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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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1호 04면

총선 앞둔 야권 키맨 ‘3총리’

문재인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3총리’가 내년 4·10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의 ‘키맨’으로 주목을 모으고 있다. 왼쪽부터 이낙연·정세균·김부겸 전 총리. [뉴스1·연합뉴스]

문재인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3총리’가 내년 4·10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의 ‘키맨’으로 주목을 모으고 있다. 왼쪽부터 이낙연·정세균·김부겸 전 총리. [뉴스1·연합뉴스]

이낙연·정세균·김부겸 전 국무총리 등 문재인 정부의 ‘3총리’가 총선을 앞둔 야권 정국의 ‘키맨’으로 떠올랐다. 이들은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당의 통합과 혁신”을 한목소리로 주문했다. 하지만 통합과 혁신의 방향, 향후 행보 등 각론에선 각자 입장이 엇갈린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장 먼저 깃발을 든 건 이낙연 전 대표다. 이 전 대표는 최근 이 대표 사퇴와 통합 비대위로의 전환을 요구하며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와 관련, 이 대표는 29일 이 전 대표에게 문자와 부재중 전화를 남기고 “뵙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표는 “인터뷰가 끝나고 휴대폰을 보니 이 대표 전화가 와 있어서 콜백을 했는데 제 전화를 못 받으셨다”며 “오신다면 당연히 만날 거다. 피할 이유도 없고 피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이후 민주당 대표실은 일정을 조율한 결과 두 사람이 30일 오전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만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현재로선 이 전 대표가 독자 노선을 굳힌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도 이날 “이 대표의 독단으로 당이 망가졌다”며 “민주당을 탈당해 이 전 대표와 함께 신당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이 전 부의장은 ‘이낙연 신당’ 합류를 선언한 두 번째 당내 인사다. 앞서 1호 합류를 선언한 최성 전 고양시장은 지난 28일 북콘서트를 열었는데, 이 자리에 참석한 이 전 대표는 “1월 첫째 주 안에 거취를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그런 만큼 ‘명낙회동’이 성사되더라도 간극을 좁히기는 힘들 거란 평가가 적잖다. 이 전 대표 측근은 “구체적 제안 없이 보여주기식으로 만나러 오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평가절하했다. 이 대표 측에서도 이 전 대표 측근인 남평오 전 총리실 민정실장이 대장동 의혹 최초 제보자가 자신이라고 밝힌 것을 들며 “강을 건넜다”는 분위기다.

정 전 총리도 지난 28일 이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통합을 강조하며 “결단”을 요구했다. ‘낭떠러지에 매달려 손을 뗀다’는 뜻의 한자성어인 ‘현애살수(懸崖撒手)’를 인용하면서다. 다만 정 전 총리는 탈당이나 신당 합류에 대해선 선을 긋고 있다. 정 전 총리와 가까운 한 의원은 “정 전 총리가 탈당할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당이 분열하지 않고 윤석열 정부를 견제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당 관계자는 “정 전 총리는 김영주·안규백·이원욱 의원 등을 거느린 계파의 수장”이라며 “현실 정치와는 거리를 두고 있지만 자기 세력은 당에 남겨두고 있다”고 전했다. 정 전 총리가 이 대표에게 “공정한 공천”을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에 비해 김 전 총리는 비교적 온건한 태도로 ‘통합’에 방점을 찍고 있다. 지난 20일 이 대표를 만나서도 “분열은 필패”라며 “범민주·진보 진영의 대표로서 이 대표가 할 일이 많다”고 다독였다. 김 전 총리 측 관계자는 “합법적 절차를 따라 선출된 당대표에게 물러나라고 요구하는 건 과하다는 인식 하에 통합적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이 대표가 여러 요구를 수용했다는 판단이 들면 당연히 당을 위해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가 탈당 시한을 제시한 가운데 정 전 총리까지 결단을 압박하면서 이 대표의 고심도 커지고 있다. 비주류 의원 모임인 ‘원칙과 상식’ 소속 이원욱 의원은 “다음주 이 대표에게 통합 비대위 구성에 관해 최후통첩을 할 것”이라며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결단하겠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이 대표와 3총리가 모두 참여하는 통합 선대위를 조기에 구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쏟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친명계 지도부 인사는 “우리는 총선을 위한 우리만의 시간표가 있다”며 “대표직 사퇴나 조기 선대위 구성은 시스템상으로도 말이 안 되는 주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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