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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에 티읕도 안 나왔다"…훈훈했던 한동훈·이재명 첫 만남 [영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여야 대표 자격으로 처음 대면했다. 전날 민주당이 ‘쌍특검법’(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대장동 50억 클럽)을 강행 처리한 지 하루만이다.

이날 공식 업무를 시작한 한 위원장은 오후 4시쯤 민주당 당대표회의실로 이 대표를 예방했다. 이 대표는 한 위원장을 웃으며 맞이했다. 두 사람은 ‘김건희 특검 대통령은 수용하라’는 문구가 적힌 벽을 배경으로 악수했다. 이 대표와 한 위원장은 각각 당을 상징하는 색인 파란 넥타이와 빨간 넥타이를 맨 모습이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민주당 대표실에서 회동을 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민주당 대표실에서 회동을 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이 대표는 한 위원장에게 세 차례 손뼉을 치며 “환영합니다”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여당과 야당을 이끄는 대표로서 다른 점도 물론 많이 있겠지만, 국민의 국민을 위해 정치한다는 공통점을 보고 건설적인 대화를 했으면 좋겠다”며 “오늘은 내가 대표님 처음 뵈러 와서 대표님 말씀을 많이 듣고 가겠다”고 인사했다.

이 대표도 한 위원장에게 “국민의힘이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해 민주당은 언제든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이태원참사특별법과 전세사기특별법을 콕 집어 여당의 협조를 요청했다. 이 대표는 “법무부 장관 이임식 때 서민과 약자의 편에 서고 싶다는 말씀을 하셨다”며 “서민이 이태원참사 피해자분들이다. 이태원특별법을 협력해달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 27일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야당이 단독 처리한 ‘전세사기특별법’을 거론하면서는 “민주당이 추진하는 ‘선(先)구제 후(後)구상’ 방식에 함께해달라”고 했다. 다소 긴 이 대표의 발언을 들으며 한 위원장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으나, 여당 측 배석자인 장동혁 사무총장과 박정하 수석대변인, 김형동 비서실장의 어두워진 표정에선 불편함이 드러났다.

이날 만남은 대체로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그러나 이 대표와 한 위원장은 최근까지만 해도 구속영장이 청구된 제1야당 대표와 법무부 장관 관계였다. 한 위원장은 법무부 장관이던 지난 2월과 9월 국회를 방문해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가결을 요청했다. 비대위원장 지명 이후에는 “당 대표가 일주일에 서너 번 중대 범죄로 형사 재판을 받는다”(26일 취임 기자회견)라거나 “(민주당은) 검사 사칭한 분을 절대 존엄으로 모신다”(27일 국회 첫 출근) 등 이 대표를 정면으로 겨냥한 비판을 쏟아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예방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예방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7분간의 공개 발언에 이어 12분간 진행된 비공개회의에선 “특검에 티읕도 나오지 않았다”(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고 한다. 다만 한 위원장은 이 대표와 만남 후 민주당 당 대표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건희 특검법은) 국민의 선택권을 침해하겠다는 명백한 악법”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비공개회의에서는 “선거제와 관련해 무용한 힘겨루기나 감정싸움을 하지 말고 신속하게 결정하자”는 한 위원장의 제안도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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