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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핵심 외교고문 "韓 플랫폼 규제, 中공산당에 선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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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9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에서 당시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2019년 9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에서 당시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핵심 외교 고문이 한국 정부가 시행을 추진 중인 '플랫폼 공정경쟁촉진법(플랫폼법)'을 두고 "미국엔 손해가 되고 중국 공산당에 선물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해당 법안이 미국 빅테크 기업엔 불리한 반면 중국의 경쟁 기업들에게 유리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보좌관은 28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 매체 더힐에 쓴 ‘한국이 제안하는 기술 규제는 중국에 선물이 될 것’이란 제목의 기고문에서 “(플랫폼법으로) 미국과 한국 기업들은 수년간 퇴보시키면서 중국공산당이 통제하는 기업들은 미래의 디지털 플랫폼 개발에서 유리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 공정거래위원회가 법제화를 추진 중인 플랫폼법은 시장을 좌우하는 소수의 거대 플랫폼 기업을 ‘지배적 사업자’로 사전 지정한 뒤, 자사 서비스 우대와 경쟁 플랫폼 이용 제한 등의 부당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업계는 미국에선 애플·구글·아마존·메타, 한국에선 네이버·카카오 등이 규제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브라이언 전 보좌관은 “이 법은 유럽연합(EU)이 내놓은 '디지털시장법(DMA)'의 한국판”이라며 “디지털 시장을 불균등하게 규제함으로써 국가안보를 약화시킨다. 가장 혁신적인 기술 선두 주자들, 주로 미국 기업들만 ‘지배적 사업자’로 지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썼다. 그러면서 “알리바바, 바이트댄스(틱톡의 모회사) 등 분명한 국가안보 위협인 중국의 거대 기술기업은 건드리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실제로 한국의 새 법은 중국 기업이 디지털 경제를 장악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중국 기업에 유리한 반면, 미국과 한국 기업의 진정한 경쟁과 혁신을 가로막게 될 것”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핵심 외교정책 고문인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8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한국이 제안하는 기술 규제는 중국에 선물이 될 것’이란 제목의 기고문을 썼다. 사진 더힐 홈페이지 캡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핵심 외교정책 고문인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8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한국이 제안하는 기술 규제는 중국에 선물이 될 것’이란 제목의 기고문을 썼다. 사진 더힐 홈페이지 캡처

오브라이언 전 보좌관은 중국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이 지난 9월 크리에이터 프로그램을 한국으로 확장해 한국에서의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과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지난해부터 한국을 ‘우선 시장’으로 지정하고 수백만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두 기업 모두 2017년 제정된 중국 국가보안법에 따라 중국에 대한 충성 의무가 있다”고 썼다.

중국은 2017년 제정된 국가보안법에 따라 중국 기업이 중국 당국의 정보 수집에 필요한 자료를 제공하도록 의무화했다. 이를 바탕으로 오브라이언 전 보좌관은 “중국 공산당은 자국 기업을 이용해 대량의 사용자 정보를 수집하고 한국과 미국 등의 국가안보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며 “한국의 규제는 중국 기업들뿐 아니라 중국공산당에 선물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거의 미국 기업만 겨냥한 이 법이 워싱턴과 서울 사이에 불필요한 마찰을 일으킬 수 있다”며 “이런 마찰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와 경제적 번영을 유지하는 데 있어서 한·미 양자 관계가 특별히 중요한 때에 생길 수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과 국회는 새 규제가 ‘한국의 주요 경제·군사 파트너인 미국과 양자 관계’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브라이언 전 보좌관은 현재 기업의 해외 진출 전략 등을 컨설팅하는 기업인 ‘아메리칸 글로벌 전략’의 회장으로 재직 중이다. 현재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핵심 외교 정책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내년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국무장관 등 고위 참모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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