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조국 저격수도 있다…한동훈號, 비정치∙3040 전면배치

한동훈 위원장과 함께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를 이끌어갈 비대위원에 30·40세대와 비(非) 정치인 출신이 28일 전면 배치됐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뉴스1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한동훈 비대위는 위원장을 포함해 11명으로 구성된다. 비대위원 10명 중 2명은 당연직, 나머지 8명은 지명직”이라며 인선안을 발표했다. 29일 열리는 당 상임전국위의 인선안 추인 절차에 앞서 명단을 공개한 것이다. 상임전국위 추인 후 한 위원장이 직접 임명장을 수여하면 한동훈 비대위는 공식 출범하게 된다.

당연직으로는 윤재옥 원내대표와 유의동 정책위의장이 참여한다. 지명직엔 김예지 의원(비례대표)을 비롯해 민경우 시민단체 길 상임대표, 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 대표, 구자룡 변호사, 장서정 자란다 대표, 한지아 을지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박은식 호남대안포럼 대표, 윤도현 SOL 대표가 포함됐다. 전날 한 위원장은 인선안에 대해 “자기가 땀 흘려 돈 벌고, 가족 보호하고 동료 시민으로 선의를 가진 분을 모셔야 한다”고 했다.

한 위원장이 직접 인선한 지명직 비대위원 8명의 나이는 평균 43.8세다. 민경우(58)·김경율(54) 대표를 제외하고 대부분 30·40세대다.  특히 최연소인 2002년생 윤도현(21) 대표는, 2011년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한나라당 ‘박근혜 비대위’에 참여했을 때의 나이(26)보다 어리다. 한 장관(50)까지 포함해도 평균 나이는 44.4세로, 지난 3·8 전당대회로 출범한 김기현(64) 지도부의 평균 나이 53.6세보다 10살 가까이 젊어졌다.

차준홍 기자

지명직 중 김예지 의원만 현역 의원이고, 다른 비대위원은 모두 비여의도 인사다. 민경우 대표는 과거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사무처장을 맡은 운동권이었다가 전향하고 현재 수학 강사로 일하고 있다. 김경율 대표는 ‘조국 사태’ 때 참여연대를 비판하고 탈퇴한 회계사다. 이외 변호사(구자룡), 의사(한지아·박은식) 등 전문직이 참여했다. 장서정·윤도현 대표는 각각 돌봄서비스와 자립준비 청년 지원 사업을 했다.

상당수가 야권 저격수라는 점도 특징이다. 민경우 대표는 각종 활동에서 민주당 86 운동권을 맹공하고 있으며, 김경율 대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비판한 이른바 ‘조국 흑서’ 저자다. 구자룡 변호사는 대장동 의혹을 비판하며 ‘이재명 저격수’로 불렸고, 박은식 대표는 호남지역의 대표 우파 활동가로 꼽힌다.

김한길(왼쪽) 국민통합위원장과 한지아 자살위기극복특별위원장이 지난 10월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자살예방 상담 통합번호 '109' 관련 브리핑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다만 장서정 대표를 제외한 전원이 여권 활동 이력이 있다는 점에서 ‘돌려막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의 조카이기도 한 한지아 교수는 현직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위원장 김한길) 위원, 박은식 대표는 당 인재영입위(위원장 이철규 의원)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구자룡 변호사와 윤도현 대표는 이달 인재영입위가 발표한 영입 인사다. 민경우 대표와 김경율 대표는 각각 지난 5월 출범한 당 시민단체 선진화 특위(위원장 하태경 의원), 당 코인 게이트 진상조사단(단장 김성원 의원) 외부 위원을 맡았다.

한편 인선안 발표 직후 과거 행적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민경우 대표가 지난 10월 한 토크콘서트에서 “지금 가장 최대의 비극은 노인네들이 너무 오래 산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빨리빨리 돌아가셔라”라고 말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이에 민 대표는 “젊은 세대의 사회적 역할론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온 실수”라며 “어르신 비하할 생각은 추호도 없고 신중치 못한 표현은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