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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의 잔혹한 복수…시베리아 감옥서 전해진 나발니 깜짝 근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6일(현지시간) 나발니의 텔레그램에 올라온 그의 모습. 사진 나발니 텔레그램 캡처

26일(현지시간) 나발니의 텔레그램에 올라온 그의 모습. 사진 나발니 텔레그램 캡처

‘북극 늑대’로 불리는 러시아 최북단 시베리아의 유형지로 이감된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47)가 자신의 근황을 알렸다.

나발니는 26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이제 나는 양가죽 코트를 받았고, 곧 발렌키(러시아 전통 신발)도 받을 예정”이라며 “앞으론 북극권에서 살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20일간 이동하며 꽤 지쳤지만, 여전히 좋은 기분을 유지하고 있다. 응원해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나발니는 “이제 나는 당신의 새로운 산타클로스다. 여기엔 사슴은 없지만, 거대하고 아름다운 양치기 개가 있다”며 “산타클로스라고 했으니 선물이 궁금할 텐데, 나의 선물은 ‘특별 통치 체제’라 아주 나쁜 행동을 한 사람만 받을 수 있다”고 적었다.

시베리아의 가혹한 추위를 견뎌야 하는 자신의 처지를 러시아에 새로운 정치 체제를 선물할 산타클로스 변신했다는 농담으로 풀어 전한 것이다. BBC는 “나발니가 자신의 변호인들을 통해 종종 소셜미디어(SNS)로 근황을 전해왔다”고 설명했다.

앞서 나발니는 지난 6일 그의 변호사 키라 야르미시와 마지막 면회 이후 행방이 묘연해지며 지지자들의 우려를 샀다.

야르미시는 지난 25일 나발니의 소재를 찾았으며, 현재 러시아 하르프에 있는 IK-3(제3교도소)에 이감됐다고 전했다. 나발니는 이전까지 모스크바 동쪽 약 250㎞ 떨어진 멜레코보 제6교도소에 수감되어 있었다.

IK-3 교도소는 ‘북극 늑대’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러시아 교정 시스템 내 최악의 유형지로 평가받는다. 북극권에 위치해 혹한의 추위를 견뎌야 하며, 주로 수감되는 것도 중범죄자들이다. 나발니 반부패재단 대표인 이반 즈다노프는 “러시아가 정치범을 어떻게 다루는지, (얼마만큼) 그들을 고립시키고 억압하려 하는지 보여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르프 지역은 내달 최저 영하 29도까지 기온이 내려갈 것으로 전망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가장 큰 정적으로 꼽히는 나발니는 지난 2021년부터 수감 생활 중이다. 지난 2020년 8월 20일 독극물에 중독돼 의식 불명에 빠지기도 했다.

나발니는 불법 금품 취득, 극단주의 활동 등으로 징역 19년형을 선고받았으며, 다양한 죄목이 추가돼 지금도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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