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26일 취임식을 가진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해 ‘김건희 호위무사’라며 전방위적인 비판에 나섰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브리핑에서 “희대의 실언과 망언만을 남기고 사라진 인요한 위원장의 빈자리를 또 다른 ‘다언자(多言者)’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꿰찼다”고 했다. 강 대변인은 “한 위원장은 ‘5000만명이 쓰는 언어를 쓰겠다’고 폼을 잡았지만, 야당에 대한 비난으로 점철된 취임 일성을 살펴보면 윤석열 대통령과 다른 것이 없다”며 “결국 윤 대통령의 공천 지령을 전달할 대리인이고, 김건희 여사를 지키기 위한 호위무사”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특히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한 한 위원장의 ‘악법’ 발언을 거듭 부각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한 위원장의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입장이 국민의힘 비대위의 운명을 결정짓는 중요한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며 “검사 시절, 법무부 장관 시절 늘 말씀하신 대로 ‘범죄가 있고 그 범죄에 대한 행위가 있다면 언제 어디서나 수사를 해야 된다’는 게 국민의 상식”이라고 말했다. 강 대변인도 “대통령 선거에서 표를 더 받았다고 대통령 부인의 죄가 없어진다면 그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라며 “국민은 김 여사 주가조작에 대한 실체적 진실 규명을 원한다. 도대체 뭐가 그렇게 두렵고 어렵나”라고 지적했다.
한 위원장이 취임사에서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과, 그 뒤에 숨어 국민 위에 군림하려는 운동권 특권세력과 싸울 것”이라고 말한 데 대한 반발도 잇따랐다.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SNS에 “국민 위에 군림하는 윤석열 검사독재정권과 먼저 싸워라”고 맞받아쳤다. 비명계 박용진 의원 역시 “취임사에서부터 남 헐뜯기라니 앞날이 걱정이다. 야당 욕할 시간에 우선 여당 스스로 혁신할 방도를 찾으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한 위원장의 총선 불출마 선언에 대해서도 평가절하했다. 정 최고위원은 “강남과 영남 아니면 당선 가능성이 없고, 비례대표 출마는 ‘검사 공천’에 차질을 빚을 것 같으니 고육지책으로 한 불출마 선언”이라며 “검사 공천용 자구책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강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본인이 불출마하겠다니 정말로 불출마할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야권에선 한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과 거리두기를 전혀 시도하지 않은 데 대한 안도감도 감지된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만약 한 위원장이 ‘국가를 위해 대통령께도 할 말은 하겠다’고 선언했다면, 그의 민주당 586세대 비판도 뼈아프게 다가왔을 것”이라며 “그런 걸 다 건너뛰고 오로지 야당 비난만 하니 별 타격감이 없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략통 의원은 “한 위원장이 무서운 건 젊기 때문이고, 젊음이 무서운 건 우리 편에도 쓴소리하기 때문”이라며 “남만 욕하는 젊음은 전혀 무섭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