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살아돌아온 듯"…영화처럼 되찾은 '65년 전 지갑'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플라자 극장에서 최근 65년만에 발견된 지갑의 모습. CNN=연합뉴스

미국에서 한 여성이 65년 전 잃어버렸던 지갑이 원형 그대로 발견돼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미국 CNN방송은 23일(현지 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있는 플라자 극장 측이 최근 화장실 보수공사를 하던 중 빛바랜 포도주색 지갑을 벽 안쪽에서 발견했다고 전했다.

1958년에 잃어버린 것으로 추정되는 이 지갑에는 1959년식 쉐보레 자동차 경품 응모권, 마그네틱 선이 없는 초창기 신용카드, 흑백 가족사진, 주유소 영수증, 진료 예약증 등이 들어 있었다.

극장주인인 크리스 에스코바르는 지갑 안에 있던 면허증에 적힌 이름 ‘플로이 컬브레스’를 토대로 주인을 찾기 시작했고, 그의 아내가 인터넷 검색 끝에 플로이의 남편 로이 컬브레스의 부고 기사를 찾아냈다.

이들은 컬브레스 가족이 매년 개최하는 자선 골프대회의 홈페이지에서 컬브레이스 부부 가족들의 연락처를 찾아냈고, 플로이의 딸 테아 체임벌린과 연락이 닿았다. 지역 언론 등에 따르면 지갑 주인인 플로이는 2005년 87세를 일기로 사망했지만 딸인 체임벌린은 극장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살고 있었다. 모친이 1958년 지갑을 잃어버렸을 당시 여섯 살이었던 그는 올해 71세가 됐다.

체임벌린은 지갑과 안에 든 물건들을 건네받고 “어머니의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갑이 돌아온 것에 대해 “매우 감동적”이라며 “기억이 홍수처럼 밀려와 되살아났고 마치 어머니가 살아 돌아온 것 같았다”고 밝혔다.

한편 플라자 극장은 현재 애틀랜타에서 운영 중인 영화관 가운데 가장 오래된 곳이자 도시의 랜드마크다. 공사 과정에서 65년 전 지갑 외에 과거 팝콘 진열대, 이제는 나오지 않는 양주병 등 온갖 골동품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수민 기자 lee.sumin1@joongang.co.kr